[인터넷 서바이벌 게임]도전 한달째 중간점검

  • 입력 2000년 11월 12일 2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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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을 간만에 본 생존마을 사람들은 인터뷰가 끝났는데도 기자를 놓아주지 않았다. 아쉬움 때문일까, 고독해서일까. 1주일에 외부로 전화 한 통화와 ‘네티즌과의 대화’(대답만 할 수 있음)를 제외하고는 바깥세상을 접할 기회가 없으니 기자를 열렬히 환영할 밖에….

드림라인 등 5개사 공동주관으로 60일간 이어지는 ‘5000만의 선택! 최후의 생존자’ 행사 (www.5000choice.com)가 8일 반환점을 돌아섰다.

도전자들은 “한 달이나 지났다”는 반응보다 “한 달이나 남았군요, 아이고”하는 반응들이다.

▽빈틈없는 규율〓생존마을의 규칙은 갈수록 엄해지고 있다. 3주째부터 ‘옐로카드’제가 도입됐다. 낮잠을 자거나 세트장 밖 복도에 2분이상 머물면 대번에 ‘엘로카드’. 3번 걸리면 무조건 탈락이다. 유일하게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샤워실에서 몰래 낮잠을 자는 등 필사적으로 꾀를 부려 보지만 ‘부처님 손바닥’이다. 이를 알게된 주최측이 샤워실 이용시간을 하루30분(1인당 5분꼴)으로 제한한 것.

1주일에 한갑씩 배급되던 담배도 완전히 끊겼다. 애연가들의 애원과 항변에도 진행본부는 꿈쩍 않는다. 이들은 쪼그리고 앉아 담배피우는 흉내를 내며 흡연충동을 달래곤 한다.

▽생존마을의 심리학〓초반의 불안감이 주로 ‘탈락할까봐’였다면 최근 생존마을 사람들은 ‘바깥일은 괜찮을까’하는 걱정으로 불안해하고 있다. 가족들이 아프지는 않을까 걱정도 태산이다. 한달간 생업에서 손을 뗀 터라 손도 근질근질하다. 유통업을 하는 진경수씨는 경쟁업체의 공략으로 거래처가 끊길지 모른다는 소식에 영 신경이 쓰인다. 벤처농업가인 김종수씨도 업계소식을 들을 수 없어 갑갑해하고 있다.

사방에서 지켜보는 카메라에는 별 신경이 가지 않는다. 최은영씨는 “처음에는 너무 신경이 쓰였는데 1주일쯤 후부터는 다들 별로 의식을 안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맥가이버〓좁은 공간과 엄한 규율속에서도 기발한 놀이들이 개발되고 있다. 옷걸이와 노끈으로 만든 농구골대, 냄비뚜껑을 이용한 방바닥 탁구에 이어 모형사과와 막대걸레로 치는 당구도 등장했다. 심지어는 수영복을 입고 방바닥에서 허우적 거리는 ‘정통 땅짚고 헤엄치기’ 시합도 벌어졌다. 몇몇은 이 ‘방바닥 수영’으로 온 무릎에 멍이 든 상태다.

▽네티즌들, ‘최사모’ 결성〓행사 중반을 넘기면서 네티즌들은 단순히 한 표를 던지는 것에서 한발 나가 동호회를 만들며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후의 생존자를 사랑하는 모임’인 ‘최사모’는 참가자 중 누구를 일방적으로 돕거나 비방하지 않고 프로그램 자체를 논의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최근 오프라인 모임을 가진데 이어 곧 최후의 생존자 홈페이지안에 동호회를 만들 예정이다.

9일 현재 총투표수는 약 16만표에 달하며 김종수씨와 최은영씨가 근소한 차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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