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교보문고 새대표 김연태씨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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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상업적인 책은 소비자가 다양한 가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판인과 소비자가 머리를 맞대고 도서정가제가 출판계 발전에 유효한지를 시급히 검토해야 할 때입니다.”

전문경영인으로 국내 최대서점인 교보문고 최고경영자가 된 김연태(金年泰·54)대표이사는 취임 일주일 만에 가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도서 가격의 다양화는 세계적인 대세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출판은 더 이상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자 시장이 아닙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단계적으로 책 가격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정가제가 무너지면 출판사가 죽는다고들 하지만 좋은 책은 시장에서 높은 이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김대표는 사견임을 전제로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 체인인 ‘반즈앤드노블’처럼 온―오프라인 서점을 연동한 다양한 마케팅으로 독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교보문고와 출판계가 공생하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장 도서정가제를 없앤다면 덤핑 등 큰 혼란이 초래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되기까지는 이를 유지하자는 것이 회사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서점에 대해서 그는 “싼 가격을 내세운 인터넷 서점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자 고객의 요구”라고 강조하고 “‘인터넷 교보문고’도 ‘합리적인 할인가격’으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대표는 “그동안 교보문고가 출판사에 장기어음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도 차차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강남 등 서울 일원에 신규 점포를 마련해 고객을 분산시키고, 광주 부산 등 전국 대도시 진출을 서두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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