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국내야구 타고투저현상 빨리 손써야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4시 03분


82년 이후로 한국 프로스포츠를 이끌어오던 프로야구가 점점 쇠퇴의 일로를 걷고 있다.

한마디로 프로야구가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으니 관중들이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 얇은 선수층에 좋은 선수들은 돈 많은 구단으로 편중되고 그나마 좀 잘나간다 싶으면 해외로 다 빠져나가고 있다. 연승행진과 연패행진 뻔히 점칠 수 있는 경기결과를 굳이 돈내가면서 관중들이 보려 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커다란 재미의 반감요소는 타고투저현상이다. 99년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팀타율은 올시즌 8개팀중 6개팀이 2할6푼대를 넘고 있다. 가장 팀타율이 낮은 해태도 0.251이다.

좋은 타자를 구분이라는 3할의 타율, 90년대 초반에는 3할 타자가 5~8명 수준이었던 것이 작년에는 무려 20명, 올시즌도 15명이나 나왔다.

타력이 좋아지고 점수가 많이 나면 재밌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일단 투수가 자주 바뀌며 경기시간이 길어지고 쉽게 승부가 결정이 나기 때문에 경기에 긴장감이 떨어져 흥미가 반감된다.

타자들 실력과 힘은 날로 좋아지지만 얇은 기반의 투수층은 점점 몸만 망가지고 있다. 그나마 잘던지던 투수들은 하나둘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에 따라 야구팬들도 이제 관심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국내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서 활동하고 박찬호라는 특급투수가 활약을 하는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 관심을 이동. 모 방송국에서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1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따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타고투저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도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로 타고투저 현상이 일며 경기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메이저리그측에서는 이런 것을 막아보기 위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4구공장장인 박찬호에게는 실로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프로야구나 국내 프로야구나 같은 고민을 안고 있지만 분명 원인과 해결방안은 달라야 한다. 그러나 배울건 분명히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관중을 잃을 요소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빠른 대처방안. 한국야구위원회는 아직 원인조차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한다는 행위가 다시 단일리그제로의 회귀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실로 답답한 노릇이다.

아직 짧은 역사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야구팬들은 다만 재밌는 경기를 해주기를 바랄뿐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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