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충치와 풍치]꼼꼼한 칫솔질이 중요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27분


《치아는 오복(五福)에 속하지 않지만 오복의 하나라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다. 그만큼 치아가 건강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치아를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새롭게 알려진 구강 보건 지식과 최신 치료법을 모아 1주 1회씩 3회에 걸쳐 집중보도한다.》

인류 제1의 만성질환은 무엇일까?

의료계에선 누가 뭐래도 충치라도 입을 모은다.

인류는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수 천 년전부터 애써왔다. 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선 열매가루와 돌가루 등을 꿀에 섞어서 이를 닦았고 300년 뒤 메소포타미아에선 백반과 박하를 손가락에 발라 양치질했다는 기록도 있다.

충치가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면 30대 이후에 주로 생기는 풍치도 충치에 버금가게 흔한 병이다. 그런데 두 병 모두 감기와 달리 조금만 노력하면 90% 예방할 수 있다.

▽충치와 풍치〓충치(蟲齒)는 한자어 뜻과 달리 벌레가 이를 갉아먹어 생기는 병이 아니다. 입안의 세균이 음식물 중의 당분을 먹고 살면서 배출하는 산(酸) 때문에 이가 삭는 것. 북한에선 ‘이삭기’로 말하는데 충치보다는 의학적으로 정확한 말.

이에 반해 풍치는 세균과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가 합쳐 생긴 끈끈한 막인 ‘치면 세균막’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치면 세균막은 처음엔 독소를 내뿜어 잇몸을 붓게 한다. 오래 되면 침속의 칼슘과 인을 흡수해서 딱딱해진 상태로 돌처럼 치아 표면에 붙어(치석) 잇몸의 부기를 악화시키고 출혈을 일으킨다. 치석은 방치하면 치아의 뿌리밑으로 파고들어가 치아와 잇몸 사이를 벌려 놓으며 턱뼈를 파괴하고 치아를 뿌리채 흔든다.

▽초기 치료가 중요〓충치가 생겼을 때 초기에 치과에 가면 충치 부위만 긁어내고 떼어주면 되지만 대부분은 치아에 구멍이 심하게 뚫려 신경까지 상한 다음 치과에 와서 신경치료까지 받는 것이 현실.

풍치가 있을 때 약이나 비타민부터 먹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낫지 않는다. 초기에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증세가 심한 경우 부어오른 잇몸을 잘라내고 치아뿌리 깊숙이 박힌 치석과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임신 중 충치나 풍치가 생겼을 경우 치과치료를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치과에서 쓰는 국소마취제는 태아에게 해가 없으므로 오히려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

▽충치의 예방〓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의 위 앞니 사이에 충치가 잘 생긴다. 당분이 섞인 분유의 찌꺼기가 위 앞니에 남아 썩으면서 충치가 생기는 것. 따라서 모유를 먹이는 것이 가장 좋고 굳이 분유를 먹여야 할 때엔 수유 뒤 매번 엄마가 손가락에 거즈를 감고 물을 적셔서 위앞니의 앞뒤를 닦아준다. 또 치실을 구입해서 20∼30㎝씩 끊어 양손가락에 감고 가운데 1∼2㎝만 남겨서 앞니의 치아 사이에 넣었다 빼는 동작을 반복해서 치아 사이에 묻은 분유 찌꺼기를 닦아줘야 한다.

젖니나 간니에 불소를 발라주는 것도 충치 예방에 좋다. 어금니 씹는 면에 파인 골은 충치가 생기기 쉬운 부분. 영구치가 나자마자 치아가 맞닿는 부분을 소독한 다음 레진을 씌워 코팅하는 ‘실란트 시술’을 받는 것도 충치를 예방하는 방법. 풍치를 예방하려면 최소한 일년에 한두 번씩 주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

▽올바른 양치질〓규칙적이고 꼼꼼한 칫솔질은 충치와 풍치 걱정을 덜어준다. 치아는 하루 최소 세 번, 식후 20분 안에 3분 이상 닦는 것이 좋지만 사실 횟수보다도 얼마나 정성들여 닦느냐가 중요.

보통은 칫솔을 손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잡고 칫솔모를 치아 뿌리에 45도 각도로 댄 다음 한 치아에 20번 정도씩 떠는 듯한 동작으로 작은 원을 그리면서 닦는다. 앞니의 안쪽은 칫솔을 곧바로 넣은 다음 치아의 경사를 따라 큰 원을 그리듯 훑어내고 어금니의 씹는 면은 칫솔을 앞뒤로 움직이며 닦아준다.

치주염이 있을 경우 ‘바스법’으로 이를 닦는다. 이는 칫솔을 가볍게 잡은 다음 칫솔모의 한줄을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곳 깊숙이 넣고 손을 가볍게 진동시키는 방법. 잇몸에 염증이 가라앉은 경우 보통 사람의 칫솔법으로 돌아온다.

유아는 ‘폰스법’으로 닦는다. 우선 아래윗니 치아를 약간 다물게 하고 작은 칫솔을 직각되게 댄 다음 치아와 잇몸에 작은 원을 그리듯 칫솔을 돌려가면서 닦고 다음엔 입을 약간 벌린 다음 칫솔을 아래위로 닦으면서 옆으로 왕복토록 한다. 부모가 칫솔을 잡고 아동의 치아를 닦아줄 때엔 성인의 일반 칫솔법에 따른다. 특히 유아의 경우 칫솔질 뒤 물로 입안을 헹구어 낸 뒤 0.05% 불화나트륨용액 10㏄ 정도로 양치질하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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