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구조조정 금주가 고비… 외환銀 생존 최대관심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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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기업 발표에 이어 이번 주에는 2차 금융구조조정이 최대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은 당초 알려진 바와 같이 독자생존 가능성이 크지만 외환은행의 경우 현대건설 처리 결과에 따라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로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권 재편이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 모양 바뀌나〓금융권이 어떻게 재편될지는 8일 열리는 은행 경영평가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로서는 한빛 평화 제주 광주 및 3개 부실 종금사를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 우산 아래 둔다는 것.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기업퇴출 발표가 금융구조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선 독자생존을 주장했던 외환은행의 행보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5일 “현대건설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이 회사의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로 통합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외환은행은 정부와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6000억원의 증자를 끌어내고 외환카드만 매각하면 1조3000억원의 자본이 확충돼 충분히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감자 후 출자전환 또는 법정관리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결과를 낙관할 수 없게 된 것.

외환은행측은 “현대가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1300억원의 추가부담만 지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쪽은 6000억원의 증자만으로는 부족하며 추가 출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추가 출자가 어렵기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금융지주회사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외환은행에서조차 “한빛은행을 구심점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는 약하기 때문에 외환은행을 구심점으로 해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를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8일의 경평위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흥은행도 비록 쌍용양회의 ‘조건부 회생’을 끌어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지적이다.

▽우량은행 합병은 ‘하나―한미’뿐〓하나―한미은행의 합병말고는 그 어떤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고 합병구도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이미 독자적인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천명해 합병구도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는 상태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합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우량은행간 자율합병을 통한 세계적인 대형 선도 우량은행의 출범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 양상이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경영개선계획 제출 6개 은행에 대한 처리 방향이 확정된 뒤에는 우량은행간 자율합병 움직임이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며 여전히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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