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김소연 "버림받은 딸연기…하면 할수록 어렵네요"

  • 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39분


“조금도 아쉬운 부분이 없어요.”

지난 6월초, 당시 인기 절정이던 MBC 미니시리즈 ‘이브의 모든 것’ 촬영현장에서 만난 김소연(20)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당당해 했었다. 그때 그는 악역 ‘허영미’역을 섬뜩할 만큼 잘 소화해 내 오히려 주인공보다 더 ‘뜨고 있던’ 중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10월31일 서울 강남 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MBC 새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밤8시)의 시사회가 끝난 후 김소연은 자신의 연기를 부끄러워했다.

“후회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점점 더 쉬워질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 건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시사회 도중 그는 엄마(장미희분)가 남자와 도망간 후 단짝친구(배두나분)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자 순간적으로 주인공 ‘노승리’로 돌아간 듯 슬쩍 눈가를 훔쳤다.

그를 캐스팅한 조소혜작가는 “‘이브의…’ 마지막회에서 소연이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걸 보고 ‘저거다’라는 느낌이 왔다”며 “소연이의 연기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남아선호에 때문에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남녀 쌍둥이 중 동생 ‘노승리’ 역을 맡았다. 쌍둥이 오빠인 경빈역은 고수가 맡았다.

오빠만 부자집으로 들어가고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대리모에게 떠넘겨져 가난한 여공으로 자라난다. 노승리는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생명력 강한 잡초처럼 씩씩하게 사는 캐릭터. 주먹다짐도 불사하고 “에이, 씨X” 등의 욕설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어머니의 가출로 노승리는 경빈네 집으로 들어와 살면서 가족들과 좌충우돌하게 된다.

실제로 딸부자집(3녀)의 막내딸인 그는 드라마에서의 시대에 뒤떨어진 남아선호 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집에 남자 형제가 아예 없으니까 차별받을 일은 없었죠. 솔직히 요즘 그렇게까지 아들타령을 할까 싶기도 하지만. 하긴 우리 엄마 아빠도 아들 낳으려고 저를 가지셨다가 막상 딸이 태어나자 아빠는 저를 쳐다도 안볼 만큼 많이 서운해하셨다고는 해요. 물론 지금은 누구보다 저를 예뻐해 주시지만요.”

4일 첫 방송되는 ‘엄마야…’에는 김소연 외에도 고두심 황수정 안재욱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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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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