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현대 2연승 "적수가 없다"

  • 입력 2000년 10월 31일 22시 19분


2차전 영웅 박진만
2차전 영웅 박진만
‘박진만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드림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 도루는 없고 도루 실패만 5개를 기록한 프로 4년생 박진만(24)은 현대의 대표적인 느림보 9번 타자.

그러나 3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0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현대가 초반 안타수 열세에도 8―2의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박진만의 공수주에 걸친 맹활약 덕분이었다. 스코어 차가 크게 난 것과는 달리 7회까지만 해도 경기는 1점차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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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2회 박경완의 몸에 맞는 공과 이숭용의 안타로 만든 2사 2, 3루에서 이날의 영웅 박진만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박진만은 선제 타점을 올린데 만족하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2루 도루를 시도해 두산 포수 홍성흔의 첫번째 2루 악송구를 이끌어냈다.

박진만은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고 4회 두산이 2점을 따라붙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현대는 5회 1사후 박진만이 볼넷을 얻어내면서 다시 득점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박진만은 다음 타자인 전준호가 풀카운트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2루로 뛰는 동작을 취했고 이에 신경이 거슬린 두산 선발 구자운은 뛰어난 구위에도 전준호와 박종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자멸했다.

결국 현대는 1사 만루에서 카펜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으며 4회까지 5안타를 맞고 2실점한 선발 임선동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어 현대는 조웅천 위재영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이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고 8회에는 퀸란의 3점 홈런과 박진만의 랑데부 홈런 등을 묶어 5득점, 순식간에 승부를 갈랐다.

반면 두산은 포수 홍성흔이 6회에도 박경완의 도루 때 2루 악송구를 했고 2―3으로 뒤진 8회에는 무사 1, 3루에서 박재홍의 2루 도루 때 또다시 악송구를 해 3루 주자 카펜터에게 뼈아픈 추가 득점을 허용, 현대의 뛰는 야구에 완전히 무릎을 꿇고 말았다.

<수원〓장환수·김상수·주성원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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