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日전문직여성클럽 데무라 가쓰코 회장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8시 56분


“30년 전 대학 조교수 임용 심사 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탈락된 적이 있습니다. 남편도 있으니 교수 자리를 남자 후보에게 양보하라는 무언의 압력이었던 셈이지요.”

일본 전문직 여성 클럽(BPWJ)을 이끌고 있는 데무라 가쓰코(出村和子·히로사키대 사회복지학 교수) 회장은 여성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BPW 새서울 클럽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28일 방한한 데무라 회장은 “일본에서 여성 문제는 경제 발전보다 50년 이상 뒤져 있다”면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일본 여성의 권리 찾기는 아직 요원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8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일본 최대 전문여성 단체 BPWJ를 이끌고 있는 데무라 회장은 82년 ‘생명의 전화’ 설립을 주도하면서 일본 여성계 리더로 부상한 인물.

데무라 회장은 최근 BPWJ가 가장 관심을 쏟는 과제는 ‘남녀 별성법(男女 別姓法)’ 제정이라고 소개했다. 여성의 권리 확대를 위해서는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르는 기존의 관습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데무라 회장은 “한국의 여성운동은 일본보다 20년 정도 늦게 출발했지만 활동은 오히려 앞서고 있다”면서 “한국 여성단체들과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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