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인북]현대 한국의 지식인 성향별 분류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8시 51분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그 중에서도 특히 격동의 시대였던 80년대와 9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 사상계의 지도를 그린 책이다. 이 시대의 한국을 지켜 본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욕심 내 볼 만큼 흥미 있는 작업이지만, 얽히고 설킨 한국 지식인 사회의 지적 헤게모니 관계 때문에 누구도 섣불리 손대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이 작업은 한국 밖에 있는 사람에 의해 먼저 이뤄졌는지 모른다. 저자는 교토(京都) 출신의 재일조선인2세로 현재 일본 가나가와(神奈川)대 교수(일본 근대사상사, 한국 현대사상사).

저자는 일종의 ‘지적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과감하게 지식인들을 분류한다(표 참조). 하지만 김진균교수(서울대)처럼 한국 진보진영의 중심에 위치해 어느 한 영역에 분류하기 곤란한 경우도 있다. 맥을 잡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보다는 역동적인 현대한국지성사를 한꺼번에 모두 담아내려는 저자의 욕심이 앞선 듯, 산만하다는 느낌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용기 있는 ‘시작’만으로도 의미는 적지 않다.

▽윤건차 지음/장화경 옮김/388쪽/1만 3000원/당대▽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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