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윤미진의 '최면법'과 강초현의 '명상법'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5시 42분


<신동아=육성철기자 ixman@donga.com> ‘비실이’ 윤미진(17, 경기체고2)과 ‘깜찍이’ 강초현(18, 유성여고3)은 여러모로 닮았다.

두 사람 모두 여고생이고 시드니 올림픽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으며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의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이러한 두 사람의 영광 뒤에는 오랜 정신집중 훈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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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10대궁사 윤미진의 ‘최면법’▲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김수녕을 결승문턱에서 좌절시킨 윤미진. 김남순과의 결승에서도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인들은 모두 윤미진이 타고난 ‘포커페이스’인 덕분이라고 말한다.

윤미진은 일단 사선에 가면 입을 다문다. 말문을 닫으면 저절로 표정이 무거워지고 행동도 얌전해 진다는 것. 이게 바로 선배들을 물리친 ‘포커페이스’의 바탕.

“항상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이 쏘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최면을 걸어요. 그러면 내 몸이 기계처럼 자동화되는 거에요.”

윤미진의 일과는 빈틈이 없다. 체력훈련, 휴식, 독서와 이미지 트레이닝의 연속이다. 이 중 이미지 트레이닝은 윤미진이 가장 신경쓰는 훈련.

“다른 모든 생각을 버리고 그냥 상상하는 거에요. ‘멀리 과녁의 노란색이 보인다. 활을 들고 시위를 당긴다. 지금이다 싶은 순간 화살을 날린다. 10점에 명중했다’ 이렇게 말이에요”

윤미진은 고도의 정신집중을 위해 “목표를 정하고 최면을 걸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쉬는 것이 좋으며 사우나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윤미진은 덧붙였다.

▲심리조절능력이 탁월한 강초현의 '명상법'▲

사격선수에게는 정신집중력, 결단력, 담력 등이 요구된다. 강초현은 원래 집중을 잘하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사격을 시작하면서 매사에 자제할 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사격을 시작하면 집중은 기본이에요. 그래서 사격을 오래하면 한번 더 생각하고 자제하는 태도가 저절로 생기는 거죠.”

강초현은 상황에 따라 자신의 심리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부터 ‘침착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저절로 침착해 진다는 것.

“심리상태를 조절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명상이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항상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되뇌이고 지난 일은 잊으려고 노력하며 집중이 잘 안되면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강초현은 특히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 정신을 집중하면 효과가 몇 배로 커진다”고 말했다. 마음이 움직여야 집중이 잘되므로 피곤하면 쉬고 졸리면 자야한다는 것.

“놀 땐 놀고 쉴땐 쉬세요.”이것이 강초현이 말하는 정신집중법이다.

요약=이희정/동아닷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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