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원주걷기대회 목발딛고 완주한 김경호씨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46분


“걷는게 이렇게 좋은지 몰랐어요.”

원주에서 열린 제6회 한국국제걷기대회 10㎞코스에 참가한 김경호씨(50·사진·원주시 지정면 간현 1리)는 21일 난생 처음 긴 거리를 걸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2시간정도 더 걸린 약 5시간만의 완주. 하지만 ‘해냈다’는 기쁨에 눈물이 솟구쳤다.

그는 여섯 살 때 결핵성 관절염으로 오른쪽 다리를 못쓰게 된 뒤 줄곧 목발에 의지해 살아왔다. 힘들기 때문에 필요하지 않으면 걷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원주에서 실시한 걷기대회도 “한다리 가지고 어떻게 따라가겠느냐”는 생각에 지켜만 봐 왔다.

그러나 욕심이 생겼다. 그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다 걷는데는 자신도 있어 못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 거뜬히 완주, 주위의 갈채를 받았다.

김씨는 한발에만 의지하다보니 왼쪽 발가락에 물집이 크게 잡히는 등 곤욕을 치렀지만 “다음 대회에도 꼭 참석하겠다”며 환히 웃었다.

<원주〓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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