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2000]1승1무1패…백악관행 아직 예측불허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8시 37분


《다음달 7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간주되어온 후보들간의 3차례 TV 토론회가 17일 모두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이 60년 존 F 케네디 후보(민주)와 리처드 닉슨 후보(공화)의 대결 이후 40년 만에 가장 치열한 접전양상을 띠고 있는 탓에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TV를 통해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누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17일 마지막 토론에서는 3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1차 토론과 11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에서 열렸던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의료 감세 교육 등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일상생활 속의 주요 현안이 포괄적으로 다뤄졌다.

따라서 이슈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토론회가 열린 탓에 전체적인 토론의 열기는 1, 2차 토론회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상대적으로 능란한 토론 기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1, 2차 토론 후 여론조사에서 부시 후보에게 밀린 고어 후보는 역전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온 반면 부시 후보는 고어의 공세에 다소 곤혹스러워 하는 인상을 풍겼다.

방청객이 질문에 나서는 ‘타운홀 미팅(마을 공청회)’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의 첫 쟁점은 의료. 방청객은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양 후보 지지자와 부동층 유권자들을 3분의 1씩 안배해 선정했다.

고어 후보는 “중산층을 희생시키고 거대한 제약회사를 지지할 후보를 여러분이 원한다면 여기에 그 사람(부시 후보)이 있지만 여러분을 위해 싸울 후보는 바로 나”라며 연방정부 차원에서 노약자 등에 대한 의료지원보조를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이에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가 제시한 정책을 집행하는 데 드는 예산은 84년과 88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월터 먼데일과 마이클 듀카키스가 제시했던 안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이번 선거가 정부의 지출을 늘리는 콘테스트라면 나는 차라리 2등을 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어 후보가 “미국의 공립학교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교사 10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교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법 등을 통해 공립학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교육정책을 제시하자 부시 후보는 “교육 문제는 연방정부가 관여할 것이 아니라 주정부의 재량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후보는 공교육에 불만인 학부모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게 하는 ‘스쿨 바우처’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

고어 후보는 이날 부통령으로서의 행정경험 등 경륜을 강조했고 부시 후보는 워싱턴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정권 교체를 역설했다.

한편 미국의 USA투데이지가 16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고어는 캘리포니아 뉴욕 등 11개 주에서 선거인단 172명을, 부시는 텍사스 버지니아 등 19개 주에서 153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중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17일 이 신문이 공개한 CNN, 갤럽과의 공동여론조사(3차 토론 전 조사)에선 부시가 47%, 고어가 43%의 지지를 얻었고 MSNBC―로이터통신 공동여론조사에서도 부시가 고어를 44% 대 43%로 앞서는 등 지지도면에선 부시가 고어를 약간 앞서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대선 3주앞…양후보 막바지 총력▼

미국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던 미국 대통령후보 TV토론이 17일 3차 토론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음달 7일 미국 대통령선거일까지 정확히 3주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는 TV토론을 위해 중단했던 전국 유세전을 재개했다.

두 후보는 앞으로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며 부동표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TV토론은 아직까지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후보가 ‘장군 멍군’식으로 막상막하의 설전을 펼쳤기 때문인지 아직도 부동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CNN방송이 3차 TV토론이 끝난 뒤 미리 불러모은 20명의 유권자들에게 ‘토론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결정을 내렸느냐’고 물었을 때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더구나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율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어 앞으로 3주일 동안 얼마나 열심히 발로 뛰며 부동표를 끌어모으느냐에 향후 대선의 향배가 달려 있는 셈.

고어 후보는 부시캠프가 1%에 불과한 극소수의 부유층을 위한 세금감면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중산층 ‘표심 잡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반면 부시 후보는 현 민주당 정부가 집권 이후 8년 동안 교육 및 의료보험제도 개혁에 실패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공화당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3차 TV토론에서 나타난 고어-부시 분야별 입장
앨 고어 민주당 후보쟁점분야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
의료보험회사가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들이 환자 치료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환자 권리장전을 채택하겠다.의료모든 국민 특히 노인들이 처방전없이 살 수 있는 약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보험제도를 고치겠다.
앞으로 4년 동안 10만명의 교사를 추가 채용, 공립학교의 교육수준을 높이겠다. 교육학교가 책임있는 교육을 실시하도록 학교와 교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을 제정하겠다.
중산층의 세금부담이 줄어들도록 하겠다.

세금감면세금을 많이 낼수록 더 많은 감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군인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는 군을 건설하겠다.군사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너무 많다. 국익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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