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증시, 추세전환의 계기 마련했나"

  • 입력 2000년 10월 16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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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전환의 계기 마련했나"

증시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해외발 훈풍(薰風)에 힘입어 급반등에 성공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전주의 약세를 나쁘게만 본 것은 아니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급한 감이 있지만 증시가 추세전환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가져봄직하다.

전주가 시작될 당시 기간조정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좀 더 하락해주는 것이 바닥을 확실하게 다지는 데 더 좋다는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이 많았었다. 이같은 전망은 주가지수의 급반등을 전제로 했다.

16일 이들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주가지수가 힘있게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다 해외발 악재가 호재로 바뀐 탓이다.

그러면 정말 이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주가지수는 추세전환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전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다.

최근의 증시는 국내의 경우 호재가 없는데다 외생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같은 분석의 근거로 이날 대만 반도체 실적악화 보도로 주가 급락으로 선물 현물지수의 상승폭이 크게 꺽이고, 또한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점을 꼽는다.

이는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의미하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의 전형범 선임연구원은 "아직 추세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시점에서 노벨상이 발표됐고 미국증시가 급반등하고, 유가가 안정된 때문에 주가가 급등했다고 보는 게 옳다"면서 "미국증시에서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갖고 추세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다른 증권사의 시황 담당자도 "가격 메리트는 있지만 매수기반이 부족하다. 개인매수에의한 주가지수 상승에 한계가 있고, 이들을 받아줄 세력이 없는 게 문제"라면서 "이 경우 흔히 차별화 장세가 예상되는데 단기적으로는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중기적으로는 재료보유 중소형주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신증권의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안정세를 되찾으면 반등 추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지만 예탁금의 순증가 없이 개인의 매수세로 지수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지수가 추세상승하기 위해서는 예탁금이 들어오거나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수가 전제돼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는 "내일 오전 중 부분적으로 이익실현하고 환경 바이오 카드 홈쇼핑 자사주매입 등 노출된 테마들에 대한 순환상승을 기대하며 저가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빛증권 김세균 투자분석 팀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증시에 호재가 있어도 외국인들이 오늘도 주식을 내다 판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금 증시는 개미들끼리 치고 받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내일(17일) 주가가 뜨더라도 그동안 못판 사람들의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60일선 120일선이 모두 하향추세이기 때문에 증시의 추세전환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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