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라티21]래리 엘리슨 오라클회장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29분


“오라클보다 빠르고 안전한 제품을 찾아낸다면 100만달러를 주겠다.”

10월초 오라클 회장이며 CEO인 래리 엘리슨이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와 인터네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제작한 오라클을 공개하면서 한 말이다.

580억달러(약 65조원)의 재산으로 빌 게이츠에 이은 세계 2위의 거부에게 100만달러라는 돈은 하찮은 금액에 불과하겠지만 그의 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그는 반마이크로소프트의 선봉장답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들이 느려터진 구식 제품이라는 비난도 아끼지 않았다.

엘리슨은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맨답지 않게 솔직하고 거침없는 행동으로 한때 그의 사업 전략보다는 그의 스캔들이 취재진들의 주요 관심사였던 적도 있었다. 미그기를 몰고 다니고 1000만달러짜리 요트로 거친 바다를 여행하는 모험을 즐겨 그의 유고시 누가 오라클의 장래를 이끌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니 그의 기행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엘리슨의 희망은 자신이 세운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를 누르고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부상하면서 세계 e비즈니스시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

그는 IBM은 메인프레임과 같은 하드웨어시대를 주름잡던 과거의 기업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PC를 기반으로 현재를 지배하는 업체이지만, 오라클은 세계의 e비즈니스업체를 이끌 미래의 기업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포천은 8월 향후 10년간 주가가 가장 높게 오를 10대 기업 중 하나로 오라클을 선정했다.

이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엘리슨은 9월 3년간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해 또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봉급 대신 스톡옵션을 늘려 받기로 했다.

어차피 그로서는 수백만달러의 연봉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마는.

사실 오라클도 90년대말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핵심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성장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그러나 엘리슨은 95년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PC용 제품 개발을 중단했다. 그리고 모든 제품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컴퓨팅에 주력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하고 이러한 결단이 오늘의 오라클을 일궈냈다.

그렇다고 오라클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상대도 커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우(와이즈인포넷 연구위원)

dangun33@wiseinfo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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