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방출 女미식축구선구수 '성차별' 논란

“성차별이다.” “무슨 소리! 실력이 없었기 때문이야.”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법원에선 보기 드문 ‘스포츠의 성차별’에 대한 심리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원고는 헤더 슈 머서, 피고는 그녀의 모교인 듀크대.

이미 졸업생이 된 머서는 3년전 듀크대 미식축구선수 시절 코치가 ‘여성이란 이유’로 팀에서 탈락시켰다며 ‘성차별로 인한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스토리는 이렇다. 94년 듀크대에 입학한 ‘홍일점’ 머서는 95년 봄까지 키커로 활약했었다. 당시 잠깐씩 출전했지만 ‘블루화이트 스크리미지’대회에서 28야드 킥을 결승골로 연결시켜 팀에 승리를 선사하는 등 상당히 인정받는 선수였다. 그런데 그해 여름 프레드 골드스미스 코치가 “더 이상 훈련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라며 팀에서 제외시켰고 이에 분개한 머서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97년 학교측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

머서는 “당시 골드스미스 코치가 전화를 걸어 ‘왜 그렇게 미식축구에 매달리는 거야. 미인선발대회 같은 다른 일이나 알아봐’라고 말했다”고 진술하며 자신이 실력 때문이 아닌 여성이었기 때문에 팀에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듀크대측 변호사는 “당시 머서가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체력 저하가 크게 나타나 팀에서 뺀 것”이라며 성차별이란 주장을 일축했다. 듀크대는 또 “부상중이던 톰 코크란 등 2명의 키커가 완전히 회복해 머서가 설 자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98년 졸업생 머서는 대학측을 상대로 승소할 경우 피해보상금으로 ‘여성 키커를 위한 장학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