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英왕립미술아카데미 '묵시록展'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05분


지난달 개막된 영국 런던 왕립미술아카데미의 ‘묵시록:현대미술의 미와 공포전’이 제2의 ‘센세이션’전으로 불리며 화제를 낳고 있다.

‘센세이션’전은 97년 런던 왕립미술아카데미, 99년 뉴욕 브룩클린미술관에서 각각 열린 것으로 특히 성모마리아의 형상둘레에 포르노잡지에서 오려낸 성기 사진을 갖다붙이고 코끼리똥을 바른 크리스 오필리의 ‘성모 마리아’ 등이 논란이 됐다.

‘묵시록’전에 나온 마우리조 카텔란의 ‘제9시’.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실물크기 밀랍인형이 우주에서 날아온 유성에 맞아 쓰러진 모습을 설치한 것으로 배경에는 18세미만의 미성년자에게 시청이 금지된 라이브 섹스신이 담긴 비디오가 돌아가는 작품. 예수가 교회의 반석으로 세운 베드로의 후계자 교황이 반석에 맞아 쓰러지는 것은 아이러니이며 여기서 제9시는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시간을 의미한다.

영국 미술가들은 최근 YBAs(Young British Artists)로 불릴 정도로 독자적 아이덴티티를 형성했으며 데미안 허스트나 질리언 웨어링 같은 작가는 연예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명품브랜드 프라다가 돈을 댄 전시회 개막행사에는 가수 엘튼 존와 코트니 러브, 배우 이완 맥그리거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 전시회기사가 연예면까지 잠식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영국에서 미술기사는 더 이상 문화행사 소개기사가 아니라 스토리를 가진 뉴스기사로 취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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