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체조]이주형, 강적 中 리샤오펭에 무릎

입력 2000-09-25 19:18수정 2009-09-22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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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초밖에 되지 않는 연기 시간. 그러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모리스에 파이크드’와 ‘히리(물구나무 서서 뒤로 넘어 한 손 되짚기·C난도)’ 등 고급 기술을 깔끔하게 소화해낸 이주형은 착지까지 깨끗하게 성공하자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잠시 후 전광판에 나온 점수는 9.812. 앞서 연기한 3명의 선수 중 누구도 얻지 못한 9.8점대의 높은 점수였다.

‘됐다’고 생각한 이주형은 이영택감독과 박종훈코치를 번갈아 안으며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6번째 선수는 우승 라이벌로 꼽았던 러시아의 알렉세이 네모프. 네모프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경기를 마쳤으나 9.80으로 점수가 나왔다.

이제 마지막 ‘고비’인 중국의 리 샤오펭. 그도 이주형의 장기인 ‘모리스에 파이크드’를 성공시키는 등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리 샤오펭이 착지까지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관중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심판진이 채점을 하는 동안 박수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좋은 연기를 했으니 점수를 올려달라는 뜻.

이주형은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광판엔 9.825점이 선명하게 찍혔다. 금메달의 꿈에 부풀어 있던 이주형이 고개를 숙이고 만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시드니=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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