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교통선진국]철저한 '보험료 차등화' 사고 줄인다

입력 2000-09-25 18:47수정 2009-09-22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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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서모씨(33)는 유학 초기 자동차보험 가입 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식은 땀이 나는 것만 같다. 한국에서 자동차보험 가입 경력이 있고 영어도 수준급이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보험상담원의 가입 안내를 들어보니 생소한 내용이 너무 많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인 대물 보상범위가 다양한 것은 물론 자동차의 색깔, 문짝의 숫자, 자동브레이크(ABS)장착여부, 심지어 대학에서의 학점, 통학거리까지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게 산출됐다. 빨간색의 문2개 짜리 스포츠카는 보험료가 높고, 학점이 좋은 학생은 운전태도도 좋다는 분석에 따라 보험료 할인혜택이 있었다. 결국 미국에 오래 산 한국인 교수를 모시고 다시 찾아가 보험에 들 수 있었다.

▼미국▼

자동차보험이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보험제도가 발달해 주마다, 보험사마다 제도가 다르고 보험상품과 옵셥도 천차만별. 가입자의 운전경력, 경제능력, 가족상황 등에 따라 고객의 입맛에 맞게 선택권을 주는 철저한 ‘상업주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운전자의 부주의나 과실로 인한 교통법규 위반, 사고 경력은 곧바로 보험료 책정에 엄격히 적용된다. 주에 따라 신호위반이나 과속은 사고에 준해 처리되기도 한다. 최근 3년 간의 법규위반 및 사고 경력 등 운전기록에 따라 보험 요율은 5개로 차등화된다.

우리 나라처럼 무사고 할인은 없고 사고할증만 있다. 단 뉴욕주는 3년 이상 무사고일 경우 보험료를 18∼30% 할인해준다.

캘리포니아주의 ‘굿 드라이버 포인트’제는 대표적인 보험료 차등화 정책.△음주 약물중독 운전 △사고발생시 정지 및 보고의무 불이행 △난폭운전 △자동차를 이용한 살인 폭행 △고속도로 불법차로 운전 △시속 100마일 초과운전 등은 벌점 2점, 그 밖의 법규위반은 벌점 1점을 부과한다. 총점이 4점을 넘으면 특별관리 대상으로 보험료가 엄청나게 오른다.

▼영국▼

속도위반, 음주운전 등 법규위반 유형에 따라 과거 5년간의 기록을 합산해 점수대별로 할증료를 부가한다. 법규위반 내용을 코드화, 운전면허증에 기재해 보험사는 손쉽게 이를 확인해 적용할 수 있다.

또 미국과는 달리 사고할증 대신 무사고 할인(NCD)을 채택하고 있다. 또 할인보호제도(PNCP)도 있다. 최고 할인율 60%를 적용받는 계약자가 추가 보험료를 낼 경우 일정 기간 내에 사고를 내더라도 기존 할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프랑스▼

최근 2년 간의 사고 또는 위반사항에 대해 50∼200%를 할증한다. 할증 항목이 2개 이상이면 400%까지 뛰기도 한다. 무사고는 1년에 5%씩 최고 50%까지 깎아준다. 50% 할인 대상자가 첫 사고를 낼 경우에는 할증료를 면제해준다.

▼캐나다▼

98년부터 법규준수 운전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개인 자동차의 경우 법규를 위반하면 할증요율을 부과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서영길(徐永吉)자동차보험1팀장은 “나라마다 자동차보험제도가 달라 할인 할증제도도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한국의 교통사고율이 2.5%로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우리 나라도 법규위반 기록을 보험료에 엄격히 적용, 교통문화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자문위원단〓내남정(손해보험협회 이사)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유광희(경찰청 교통심의관) 이순철(충북대 교수) 임평남(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 소장) 정보화(건설교통부 화물운송과장)

▽특별취재팀〓윤정국차장(이슈부 메트로팀·팀장) 이인철( 〃 ·교육팀) 송상근( 〃 ·환경복지팀) 서정보(문화부) 이종훈(국제부) 윤상호(이슈부 메트로팀) 신석호기자(사회부)

▽손해보험협회 회원사(자동차보험 취급 보험사)〓동양화재 신동아화재 대한화재 국제화재 쌍용화재 제일화재 해동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LG화재 동부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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