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살리자]"추가 공적자금 당장 조성"

입력 2000-09-19 18:44수정 2009-09-2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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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폭락하고 금리와 환율이 속등하고 있다. 요즘 시장 분위기는 ‘패닉’(심리적 공황)으로 요약된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에 소스라친다고, 겪었던 경제위기가 있는 탓에 IMF위기가 다시 시작됐다는 논의마저 나돌고 있다. 어떻게 위기를 넘길 것인가. 전문가들의 외고를 통해 시장안정방안을 모색해본다.

따지고 보면 요즘 시장 돌아가는 모양새가 몇 년 전과 유사한 것도 사실이다. 96년 4월 반도체 급락은 교역조건 악화와 급격한 경상수지 악화로 연결되었고 97년 경제위기를 낳은 중요한 외부충격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다시 반도체 가격의 어두운 전망을 접하고 있다.

여기에다 유가까지 급등했으니 대외충격이 가져올 파급효과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97년 7월 기아부도와 이후의 구조조정 지연으로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던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우 구조조정의 난항 소식을 덤덤히 받아들일 수 없다.

주가폭락은 결국 이러한 계산이 집합된 결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요컨대 일련의 부정적인 대외충격과 구조조정과 관련된 돌발변수에 시장은 예전에도 늘 그러했듯 ‘일관성있게’ 반응한 것이다.

그 계산이 냉정한 것이었든 흥분을 수반한 것이었든 계산은 시장의 고유권한인 이상 잘못됐다느니 근거없다느니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계산의 논리를 차분히 해석하고 한 달 뒤 그리고 1년 뒤 시장이 내놓을 계산을 개선시키기 위하여 하여야 할 일을 준비하는 것이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정도(正道)이다.

또한 위기징후를 미리 알려 주는 것이 금융시장의 역할이라는 점도 기억돼야 할 것이다. 금융시장이 ‘위기론’을 제기할 수 있을 뿐, 성장급락과 실업급증이라는 진정한 위기가 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금융시장의 메시지에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는 것일까?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급등은 대외충격이라는 속성상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충격이 요구하는 거시 가격변수의 조정은 저항 없이 수용되어야 한다. 96년 25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는 교역조건 충격 자체보다는 그것이 요구했던 원화 평가절하의 지연이 가져온 충격이 더 컸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대외충격의 영향을 가격조정으로 흡수하여 종국의 물량조정(위기)을 피하라는 것이 금융시장이 촉구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대우 구조조정의 난항은 어떠한가? 사실 이 문제는 정책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구조조정 자체가 정책변수이므로 충격을 해소할 수도, 역으로 증폭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여기서 우리는 도대체 왜 금융시장이 이 소식에 이다지도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곰곰 생각해 봐야 한다.

답은 한 가지, 불확실성 때문이다. 기업 및 금융기관 부실은 그 자체가 금융시장의 패닉을 가져오지 않는다. 발생한 손실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 그리고 부담할 사람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는지 명확하다면 말이다. 최근의 무차별한 주가폭락은 이 대목이 분명치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필자는 묻는다. 구조조정을 2년간 외쳐온 지금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모르는 이가 있을까? 결국 은행권에 떨어질 손실을 공적 자금이외에는 부담할 사람이 없다.

그러면 시장은 왜 동요하는가? 상식인 정책이 지연되고 있기에 시장은 우려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이야기하는 공적 자금의 추가조성이 너무도 더디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정치권과 정책당국에 얼마만큼의 신뢰를 실어주어야 할 것인지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행동으로 신뢰를 얻는 길밖에 없다.

신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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