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유도]벨기에 '오뚝이' 반데카베예 금빛 투혼

  • 입력 2000년 9월 14일 18시 46분


‘내 인생은 끝났다’.

96애틀랜타올림픽 여자유도 63kg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겔라 반데카베예(27)는 벨기에 유도의 자존심.애틀랜타올림픽이후 97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목이 부러지는 중상으로 선수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빠졌으나 부상을 극복하고 99,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연속 금메달로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 ‘철의 여인’도 시드니올림픽을 앞둔 7월 훈련도중 무릎이 부러지고 인대가 늘어나는 중상을 당하자 결국 일기장에 이렇게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를 치료한 의사도 “앞으로 유도 경기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우라”며 사실상 선수생명이 끝났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반데카베예는 시드니올림픽 정상정복을 목표로 매트에 다시 섰다. 의사의 만류도,코치진의 우려도 그녀의 의욕을 꺾지는 못했다.

그녀는 완쾌되지 않은 오른쪽 다리에 부목을 댄채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될때까지 부상부위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붕대를 감고서라도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면 부목이 사라진 내 무릎이 당장 무너지고 말 것이란 두려움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내 마지막 모습이 들것에 실려나가는 것으로 남겨지고 싶지는 않다”는 말에서 그녀의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고집을 함께 읽을 수 있다.

한편 반데카베예 체급에 나가는 한국선수는 한국이 금메달 후보로 꼽고 있는 정성숙.정성숙은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준결승전에서 반데카베예에 밧다리 유효를 허용하며 결승문턱에서 주저앉은 바 있다. 그러나 정성숙은 올 2월 파리오픈에서 반데반데카베예를 한판으로 꺾어 그 빚을 갚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반데카베예와 정성숙은 금메달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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