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구월지구 교통난 심각

  • 입력 2000년 9월 13일 18시 53분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사는 주부 홍미애씨(34)는 주말 쇼핑 때면 짜증부터 난다. 신세계백화점, 킴스클럽 등 상권 밀집지인 남동구 구월동과 남구 관교동 일대에 걸쳐 있는 ‘구월지구’가 주말이면 교통체증으로 평소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40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홍씨는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CGV14’로 갔다가 차가 뒤엉키는 바람에 접촉사고까지 냈다”고 말했다.

인천 구월지구 주변 도로가 왕복 4차선에 불과한데다 주차시설마저 변변치 않아 주말이면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다. 구월지구 교통량을 증가시키고 있는 대형시설은 종합문예회관, 시외버스터미널, 농산물도매시장, 신세계백화점, 킴스클럽, 까르푸, CGV14, 주택은행, 순복음교회 등. 특히 신세계백화점으로 다니는 대형버스들과 쇼핑하러 나온 차량들이 주말이면 좁은 길에 뒤엉키기 일쑤다.

이에 따라 까르푸와 신세계백화점 주변 도로에는 차량접촉 사고가 끓이지 않고 있다. 구월지구는 이미 도로변으로 대형 건물들이 꽉 들어차 길을 더 넓힐 수도 없는 상태.

이같은 도로상황에다 문예회관 주변에 인천경찰청(10층 규모) 청사가 내년 7월 완공되면 교통혼잡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또 나대지로 방치돼 있는 인근 부지들에 젊은층을 상대로 하는 유통매장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어서 교통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구월지구에 대형시설들이 모이는 이유는 신개발지라 인구가 많은데다 지하철이 통과하고 서해안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 IC에서도 가까운 교통요충지이기 때문.

주부 조상민씨(45·인천 연수구 연수동)는 “좁은 길에 각종 대형시설들뿐만 아니라 식당가와 공원까지 밀집돼 불법주차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며 “주말에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허탕친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구월지구에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건축법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마구 건축허가를 내줘 ‘난개발’을 부추긴 인천시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교통난을 해소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말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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