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몰락한 포철가, 걱정은 해줘야 인정(?)"

  • 입력 2000년 9월 8일 15시 21분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는 9월 6일 벌어진 2000삼성디지털 프로축구 K리그 경기에서 각각 부산아이콘스와 울산현대에 패하면서 4강권에서 멀어져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게 됐다.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남은 컵대회와 FA컵이나 노려볼까"라며 힘없는 소리를 내뱉았다.

포항은 승점 22점으로 8위, 전남은 승점 20으로 9위. 꼴지 울산현대(17점)에도 쫓기는 판이다.

포항이 4위 수원삼성(27점)과 5점차, 전남이 7점차 이지만 포항은 다른 팀보다 1~2게임을 더 치렀고 전남은 남은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는 기적을 연출하지 않는 한 힘들어 보인다.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지만 현재 전력으로 아무래도 불가능에 가깝다.

서로 같은 집안이라서 그럴까. 그래도 걱정은 해준다. 전남은 이날 게임을 패하고 광양 섬진강변의 한 횟집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형님 집인 포항까지 저래 마음이 편하지 않다. 큰집이 잘돼야 되는데"라며 자기 처지보다 형님을 더 걱정했다. 물론 시린 마음을 달래기 위한 방편이었겠지만.

전남은 이렇게 궁지에 몰린 쥐 같은 신세지만 남을 걱정하는 여유가 한편에 남아있는 것은 시드니올림픽기간 중에 다른 팀이 쉬는 틈에 2게임을 치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게임에서 3점 짜리 승리를 모두 챙기면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게임이 없는 포항보다는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있다.

전남은 게임의 패배에 크게 실망하면서도 마지막 기적을 바라고 있다. 남은 5게임에서 전승을 거두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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