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시장 '물적 분할' 바람분다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27분


코스닥시장 등록기업을 두 개로 분리하고 분할된 새 회사를 재등록시키는 방식이 코스닥시장 진입의 ‘제3의 길’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코스닥시장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 등록기업을 인수한 뒤 새 회사로 변신시키는 인수개발(A&D)이 주로 사용됐다.

▽풍성전기의 변신〓자동차용 모터 등 부품을 만드는 풍성전기는 8월초 전기계량기사업부문과 자동차부품사업부문을 분리했다.전기계량기부문을 존속회사로 하면서 사명을 피에스텍으로 바꾸고 주력사업인 자동차부품부문을 독립회사인 풍성전기로 각각 만들었다.

피에스텍은 여전히 코스닥시장에 남아있고 새 회사인 풍성전기는 6일 코스닥위원회로부터 재등록 승인을 받았다. 코스닥시장 신규등록에 걸리는 시간이 보통 6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한달만에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피에스텍측은 “서로 다른 사업부문을 별개 회사로 전문화시킨 결과 각 회사별로 외자유치협상을 진행하는게 훨씬 쉬워졌다”며 “분리된 2개사의 향후 주가는 주 사업부문의 성격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은 대찬성〓옛 풍성전기(현 피에스텍) 주주들은 1주당 0.3주씩의 새 풍성전기 주식을 받았다. 분할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는 없었다.

피에스텍은 인터넷을 통한 검침사업을 추가하는 등 분할 후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두차례나 주가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피에스텍측은 “회사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업분할 이어질 듯〓이미 새롬기술과 한국정보통신 제이씨현시스템 등 3개사가 분할을 마쳤거나 앞두고 있다. 이들 3개사는 존속회사가 독립회사 지분을 100% 보유했다. 이 경우 독립회사가 코스닥시장에 들어가려면 신규종목과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에 들어가려는 기업들이 피에스텍처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나누는 기업분할을 해볼만하다.그러나 코스닥위원회는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코스닥시장에 들어와 투자자들을 유혹할까봐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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