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터넷뱅킹, 수수료 낮아 '쏠쏠'

  • 입력 2000년 9월 5일 18시 51분


은행가서 볼 일 보는 것도 주부들에게는 큰 일거리다. 고지서마다 다른 마감일 챙기고, 통장 가져가고, 번호표 받아서 차례 기다리고….

주부 김진이씨(30·서울 송파구 풍납2동)는 은행 문턱을 넘어본 지 석달이 넘었다. 송금이나 통장이체 잔액조회 등은 집에 있는 컴퓨터로 하고 입출금은 동네 슈퍼마켓 앞에 있는 현금인출기를 이용한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죠. 처음엔 온라인으로 인증서를 받는 게 좀 복잡하더라고요. 약관도 좀 난해한 것 같고…. 하지만 단순 작업이어서 곧 익숙해졌어요.”

은행가는 교통비와 각종 금융 수수료만 따져도 한 달에 몇만원은 절약한 것 같다. 게다가 온라인은행은 ‘오후 4시반 영업 끝’에서 예외다. 계좌이체 등 웬만한 거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다. 8개월 된 딸 다영이를 돌보면서도 얼마든지 은행을 ‘방문’할 수 있어 좋다.

◇시작이 반

김씨는 우선 5월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 풍납점에 찾아가 사용자ID를 정하고 온라인상 거래를 위한 새 비밀번호를 정했다. 그 후의 일은 모두 은행 홈페이지에서 진행. 이 과정은 어느 은행이든 비슷하다.

계좌번호 통장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사용자ID를 묻는 복잡한 검색이 끝나면 온라인상의 전자서명 기능과 해커로부터의 공격을 방지하는 기능을 동시에 갖는 ‘인증서’프로그램이 사용자의 PC에 자동으로 다운로드된다. 다음 접속 때부터는 사용자ID와 온라인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금융거래 가능.

“얼마 전부터는 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쇼핑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음식점 호텔 예약도 가능해졌고 자동차를 살 수도 있다네요. 증권이나 보험 정보도 얻을 수 있고요.”

◇이렇게 많은 혜택이

인터넷 뱅킹은 가히 ‘수수료 테크’라 칭할 만하다. 같은 은행 계좌로 송금할 경우 무료,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는 수수료가 300원 정도(국민 주택은행은 500원, 신한은행은 무료). 창구에서 거래하면 최하 300원에서 최고 7000원까지 들어가는데 비하면 꽤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금리 우대도 쏠쏠하다. 정기예금 적금, 주택청약예금에 들면 0.2%에서 0.5%까지 이자를 더 준다. 대출할 때도 일반 영업점에서 대출을 받는 것보다 0.5∼4%까지 이자를 덜 낼 수 있다. 특히 인터넷 대출은 마우스 클릭만으로 즉시 가부를 알 수 있어 서류를 준비하는 수고와 인지대 비용을 덜어준다. 돈은 고객이 지정한 계좌로 즉각 들어온다.

이뿐만 아니다. 한빛은행은 ‘가계부관리’기능을 인터넷뱅킹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농협에서는 지역 특산물 구매 특혜를 준다. 씨티은행 등 외국계에서는 보험가입과 증권거래까지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괜한 걱정은 말자

집이나 사무실, PC로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에서도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인터넷뱅킹의 최대 장점.

‘클릭’한번에 돈이 오고 간다는 걸 생각하면 왠지 못미덥다고 막연히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금 및 수표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져 분실이나 도난당할 위험이 없어지는 점을 생각하면 그 반대다. 입출금 내용도 A4용지로 출력해 보관하면 통장이나 매한가지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인터넷 뱅킹 7계명◆

익숙해질 때까지는 자주 쓴다. 특히 처음 한두달은 2, 3일에 한번 가장 간단한 ‘조회’코너를 들락거린다.

4가지 비밀번호를 잘 기억해둔다. 예를 들어 인증서 비밀번호는 처음 접속할 때, 송금 비밀번호나 패스워드 카드번호는 송금할 때, 통장 비밀번호는 인증서를 신청할 때 쓰인다.

비밀번호 입력할 때 자판의 상태에 주의한다. 키보드가 한글인 상태에서 영문 비밀번호를 게속 입력하면 서비스가 중지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갖고 서두르지 않는다. 결과가 화면에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고 같은 기능, 특히 송금을 다시 실행하면 중복 처리될 우려가 있다. 반드시 출금계좌를 조회하여 송금 여부를 확인하고 다시 실행한다.

예약 서비스를 이용한다. 인터넷 이용자가 많은 저녁이나 월말의 경우 인터넷 뱅킹 처리속도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이체 서비스를 예약등록하면 편리하다.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해 가까운 영업점의 긴급연락처를 알아둔다.

자신에게 맞는 쉬운 서비스를 찾아본다. 이체나 조회 등의 간단한 서비스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TV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빌뱅킹으로도 충분하다.

(도움말: 조흥은행 e―금융부 오성백 대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