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시카고강에 낭만이 돌아왔어요"

  • 입력 2000년 9월 4일 18시 59분


“시카고강에 낭만이 돌아왔습니다.”

3년전까지만 해도 오염으로 몸살을 앓던 시카고강이 옛 모습을 되찾으면서 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시카고강 개발 계획이 시작된 것은 3년 전 리처드 M 데일리 시장이 오염된 시카고강을 되살려 관광 명소로 꾸미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부터다. 15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강둑을 정비하고 다리에 예술박물관을 건립한 시카고시는 앞으로 3년간 5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 수상 스포츠 시설을 확충하고 강 유역에 상업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시카고 시민들은 강이 깨끗해지면서 시의 상징물이 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육가공업과 고층 건물로 유명했던 시카고가 이제는 예술 작품을 관람하고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카고강으로 더 유명해졌다는 것. 시카고강의 환경오염을 감시하는 단체 ‘시카고강의 친구들’의 로렌 폰 클랜 사무총장은 “강이 깨끗해지면서 시는 세계의 도살장에서 관광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시카고강에서 곤돌라를 대여해 주는 제프 헛슨도 “주말이면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몰려와 강둑에서 와인과 샴페인 등을 즐기는 모습은 낭만 그 자체”라며 시카고강 개발 사업을 환영했다.

강이 깨끗해지는 것을 가장 빨리 알아챈 사람은 시카고의 부동산업자들. 강을 등지고 있던 낡은 건축물이 속속 헐리고 있고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신축 건물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

그러나 시카고강이 완전히 제 모습을 찾은 것은 아니다. 시카고대 고고학과 학생인 제이슨 우어는 최근 강에서 카약을 탔던 경험을 떠올리며 “강물이 여전히 불투명한 녹색이고 부유물이 많다”고 지적했다. 폰 클랜 사무총장도 “강 수질이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영을 권장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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