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찬호 15승 달성…다승부문 공동4위

  • 입력 2000년 9월 4일 16시 53분


“누구나 일이 마음 먹은데로 되지 않으면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기 마련이다. 지난해의 찬호가 바로 그랬다. 그러나 지금의 찬호는 게임을 즐길 줄 아는 것 같다. 자신감도 넘친다. 이제 찬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LA 다저스 데이비 존슨 감독은 4일 경기를 마치고 승리 투수가 된 박찬호(27)를 이렇게 칭찬했다.

박찬호는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단 2안타만을 내주는 호투로 15승(8패) 고지를 밟았다. 8이닝 동안 무실점. LA는 6-1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4위로 뛰어올랐고, 평균 자책도 3.45로 떨어졌다. 15승은 98년 기록한 자신의 시즌 최다 승수와 타이. 앞으로 5차례 정도 더 등판이 예정된 박찬호로서는 올 시즌 최다 승리 기록은 물론, 96년 당시 LA의 노모 히데오가 세운 동양 출신 투수 최다승(16승)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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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감독의 말처럼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것은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 안타는 2개밖에 내주지 않았으나 제구력이 불안했다. 스스로도 볼넷이 문제 라고 말한 박찬호는 이날 7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그 때마다 후속 타자를 병살 또는 범타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3회초 1사1루에서 글랜빌을 투수앞 땅볼 병살로 잡은 데 이어, 5회에는 버렐과 앤더슨에 연속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타자 페레스를 투수 땅볼로 병살 처리하고, 이어 퍼슨까지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다. 8회에도 선두타자 페레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듀시를 유격수 병살타로 막아냈다.

박찬호는 타석에서도 한 몫을 했다. 7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가운데 안타를 친 뒤 셰필드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LA는 5회 벨트레와 그린의 홈런 등 9안타로 6점을 뽑아냈다.

최근 4연승을 거둔 박찬호는 경기를 마친 뒤 “해마다 이맘 때면 힘이 난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박찬호는 1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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