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15승 달성,2피안타 무실점

  • 입력 2000년 9월 4일 12시 16분


'20승 결코 꿈이 아니다.'

LA다저스의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승 타이인 15승과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모든 선발투수들의 '희망'인 20승투수를 향한 질주를 계속했다.

박찬호는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선발등판 8이닝동안 단 2안타만 허용하는 눈부신 피칭으로 팀의 6-1 완승을 이끌었다.

8이닝동안 131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삼진 6개를 곁들이며 시즌 방어율을 3.60에서 3.45로 낮췄다.

볼넷이 7개로 다소 많았던게 '옥의 티'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완봉승까지 노렸지만 한계투구수를 넘었다고 판단한 데이비드 존슨감독이 9회 테리 애덤스로 교체,마운드를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박찬호는 1승만 보태면 96년 일본인투수 노모 히데오(당시 LA다저스)가 세운 동양인투수 시즌 최다승(16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당초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최하위인 필라델피아를 맞아 손쉽게 승수를 추가 할 것으로 예상됐다.개인적으로도 11번 대결한 필라델피아전에서 4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자신감도 넘치는 상태.

다저스타선도 1회 톱타자 톰 굿윈과 마크 그루랄넥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에서 게리 셰필드가 좌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려 이런 예상은 적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1회 선취점 이후 필라델피아 선발 로버트 퍼슨의 공을 공략하지 못해 박찬호는 4회까지 1-0의 불안한 리드속에 투구를 해야했다.

박찬호가 승리를 확신한 건 5회.

4회까지 단 한명의 선두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으며 안정된 투구를 선보인 박찬호는 5회초 선두타자 팻 버렐과 후속 말론 앤더슨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이번시즌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메이저리그 7년차의 베테랑 박찬호는 다음타자 토마스 페레즈를 투수앞 땅볼로 유도,1-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2사 3루의 위기.다음상대는 필라델피아 선발투수로버트 퍼슨.

박찬호는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연속 3개의 파울볼을 쳐내며 끈질기게 저항하는 퍼슨을 결국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박찬호의 인상적인 투구에 자극받은 것 일까?

이상하리만치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이 5회말 공격에서 드디어 폭발했다.

도화선이 된 선수는 선두타자 애드리안 벨트레.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밸트레는 퍼슨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시즌 16호.

벨트레는 이 홈런으로 자신이 99년 세웠던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 홈런을 15개에서 하나 더 늘렸다.

다저스는 계속된 공격에서 채드 쿠루터의 볼넷과 톰 굿윈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의 찬스에서 마크 그루질라넥이 좌전 적시타를 터트려 1점을 더 달아났다.3-0.

한번 불이붙은 다저스타선은 계속 타올랐다.

6회 선두타자 숀 그린이 승리를 자축하는 우중간 축포를 날려 4-0.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온 박찬호의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마크 그루질라넥, 게리 셰필드,숀 그린의 안타가 이어지며 2점을 추가, 점수차는 6-0까지 벌어졌다.

9회 마무리로 나온 테리 애덤스의 난조로 다저스는 1점을 빼앗긴 뒤 2사만루의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3번째 투수 제프 쇼가 마지막 한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워 6-1로 승리했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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