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종금사 도덕적 해이 당국서 되레 부채질

입력 2000-09-01 23:25수정 2009-09-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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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영업이 정지되는 중앙종금은 예금주들을 기만했다고 밖에 해석하기 어려운 행태를 6월 제주은행과의 합병추진 발표 이후 수차례 되풀이해왔다. 합병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됐다. 메디슨을 참여시켜 500억원을 증자하기로 했던 경영정상화계획 역시 중간에 메디슨이 빠지고 호주의 금융컨소시엄으로 대체시키겠다고 번복했지만 결국 8월말까지 증자를 못한 채 9월말로 시한연장을 공시했다. 중앙종금은 호주 금융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조차 없어 ‘암코(AMCO)’라는 이름의 이 해외 출자자는 실체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금융당국이 과연 중앙종금 스스로 영업정지를 요청하기까지 그대로 두고 봤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중앙종금에는 아직 개인예금이 5640억원이나 인출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지난 2∼3개월간 중앙종금에서는 수천억원의 예금이 이탈했다. 앞으로 3개월간 예금을 못찾는 나머지 예금주들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중앙종금 영업부 간부가 91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횡령하고 잠적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내부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진 상태였다.

일찌감치 부실징후를 보인 한국종금의 사례는 하나은행이 예금보험공사에서 돈을 받아 어음매입방식으로 1795억원을 지원했던 당시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5월말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나은행은 99년 12월 177억원을 투입해 한국종금 대주주가 된 후 당시 최광룡 충청지역본부장을 한국종금 부사장으로 인사발령했다. 그러나 최씨는 ‘실직’을 감수하고 부임을 거부했다. 한국종금이 썩을 대로 썩어 경영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의사로 해석됐다. 이미 그때부터 한국종금의 실상을 알고 있던 하나은행측이 5월말부터 6월초까지 거액을 지원한 것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흐리지 않기 위한 당국의 종용 때문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관측. 결국 하나은행은 중도에 지원을 포기하고 말았고 기대를 걸었던 한국종금 직원들이나 투자자, 예금주들은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고 말았다.

<성화용기자>s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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