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호 소문난 배짱투구 '신인왕 0순위'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48분


SK 이승호
SK 이승호
“신인왕이요? 자신있습니다.”

프로야구 SK의 ‘작은 거인’ 이승호(19)의 씩씩한 대답이다. 그러나 이것은 22일 인천 한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뒤 한 얘기가 아니다. 4월5일 대구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 데뷔 첫 등판에서 이승엽을 잠재우고 세이브를 따낸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표>- 2000프로야구 주요신인 성적

그만큼 그는 첫경기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막 고교(군산상고)를 졸업한 ‘애송이’치곤 너무나 배짱이 두둑했다. 강병철감독이 그를 시즌전부터 파격적으로 마무리로 낙점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의 자신감은 피칭스타일에 고스란히 배어있다.‘칠테면 쳐보라’는 식의 과감한 직구승부는 프로선배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데뷔 첫 상대인 이승엽에게 던진 공 5개가 모조리 직구였을 정도.

1m73, 76㎏의 투수로는 크지 않은 몸집의 이승호에게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145㎞의 빠른 직구와 과감성이 워낙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말처럼 이승호는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5분의 4를 소화한 지금 신인왕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다. 시즌 성적 9승10패4세이브, 평균자책 5.00으로 신인가운데 최다승. 선발과 구원을 분주히 오가며 SK 승리의 ‘보증수표’로 활약했다. 9승 4세이브를 더해 따지면 SK의 32승 가운데 40%를 그가 책임진 셈이다.

타자쪽에선 두산의 ‘중고신인’ 강 혁, 투수에선 삼성 이용훈과 한화 조규수 정도가 경쟁자지만 이승호가 성적과 실력면에서 한발 앞서 있다. 더구나 꼴찌팀 SK의 타격지원을 감안한다면 ‘나홀로 고군분투’한 그의 성적은 훨씬 빛이 난다. 이승호가 팀내에서 얼마나 보배인지는 구단관계자들의 반응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시즌중반 ‘총체적 물갈이설’이 나왔을 때 SK에선 “다른 선수는 몰라도 이승호만큼은 절대 못 내준다”고 외쳤다.

지난해 황금사자기고교야구대회에서 5완투, 1중간계투로 6승을 올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 아마야구를 호령했던 이승호는 이제 프로무대 평정을 준비하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