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대 주가 강세 …시장 "자구책 일단 긍정"

  • 입력 2000년 8월 14일 19시 18분


주식시장이 현대그룹의 자구책 발표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현대그룹 계열사의 상승세가 돋보인 가운데 지난 주말 종가보다 11.04포인트 오른 733.25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개장 초 23포인트 이상 급등, 전 업종으로 확산되던 상승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이날 동시호가때부터 매수세가 몰리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초강세를 보였으며 이중 현대건설 현대건설우선주 현대증권 삼표제작소 고려산업개발 등 5종목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가운데 장을 마감했다.

다만 계열분리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늦춰진 현대중공업은 개장 초 1100원 오름세를 지키지 못하고 700원 하락세로 반전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측의 자구안에 대해 “시장은 자구안의 내용보다는 타결됐다는 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대그룹의 자구안 발표로 투자심리가 일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의 관심은 현대측이 지배구조개선 등 추가적인 자구방안을 내놓을지 여부에 쏠리는 분위기였다는 것.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현대차 지분매각 등 현대그룹의 자구방안은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했던 것들로 기대수준엔 다소 미흡했다”며 “외국인들도 현대문제에 관한 한 관망분위기가 역력했다”고 말했다. 마이애셋 구자균이사는 “현대그룹이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려면 계열사별로 대대적인 외자유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 한번 더 배려한 ‘기회’를 현대측이 실기(失機)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을 이끌만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중소형 개별종목으로 매수세가 분산되고 있어 당분간 700∼750선의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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