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성래 "그라운드여 안녕"…17년 현역 마감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0분


17년 세월. 어느새 아들 동진이가 열네살, 딸 보석이가 열한살이 됐다.

프로야구 최장수 선수 김성래(39·SK). 현역 최고령인 김용수(40·LG)보다 한 시즌 빠른 84년에 데뷔, 올해로 17시즌째 그라운드를 밟은 그가 시즌중인 11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김성래는 “현역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을 때 물러나는 것이 후배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아 은퇴를 결심했다.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구단에 은퇴의사를 전달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84년 삼성에 입단한 김성래는 87년 첫 홈런왕(22개)에 오른 것을 비롯, 86∼88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를 3년 연속 수상한 대형 내야수.

88시즌 막판 무릎을 크게 다친 뒤 3년여간 부상 후유증으로 허송세월했지만 93년 홈런(28개), 타점왕(91개)과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쓸며 기적적인 재기에 성공, 주위를 놀라게 했다.

96시즌을 마친 뒤 삼성에서 지도자 제의가 들어왔지만 이를 과감히 뿌리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쌍방울로 트레이드를 자청한 것은 그의 현역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는 대목.

김성래는 전성기에 비해선 힘이 떨어졌다고 해도 올시즌 29경기에 나가 타율 0.266에 17안타 2홈런 8타점의 부끄럽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통산 성적은 3633타수 1008안타로 타율 0.277에 147홈런 595타점을 기록.

SK 구단은 김성래의 은퇴결심을 존중해 2군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한편 13일 LG와의 인천 홈경기때 성대한 은퇴식을 열기로 했다.

경기전 행사에선 김성래의 자녀인 동진군과 보석양이 시타와 시구를 하며 기념패와 30돈짜리 황금방망이가 주어진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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