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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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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동안의 공식회의가 끝난 뒤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회의의 목적이 우리 경제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경제장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장관들간의 우의와 협조를 다짐하려고 모인 것인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전임 경제팀이 불화설로 인해 중도하차한 것을 염두에 둔듯 경제장관들은 진 장관의 제의에 전적으로 동감했다.
이날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중점과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대부분 전임자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해양수산부와 농림부 등 업무 경험이 전혀 없거나 오래 전에 퇴진한 인물이 입각해 이들이 어떤 정책을 펼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팀 플레이는 물론 중요하다. 다시는 서로 말이 달라 국민이 혼란을 느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팀 플레이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부처마다 서로 다른 특징이 있는데 모든 업무에서 한 목소리만 낸다는 게 과연 지선(至善)인가. 팀 플레이에 너무 집착하면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사장될 수 있다. 팀 플레이의 중시가 혹시나 경제 정책의 상상력 빈곤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그래서 나온다.
현 경제팀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의 기획통 위주로 구성됐다. 금융 전문가가 없고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다. 경제팀이 국내외의 폭넓은 신뢰를 얻으려면 막연하게 팀워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한 팀 플레이인가부터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박원재<경제부>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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