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칼럼]이상성/B2B 핵심은 시간절감

  • 입력 2000년 7월 30일 20시 25분


너도나도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에 진출하느라 여념이 없다. 일부에서는 이미 산업지도 재편이 완료되었다고 공언하기도 한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B2B 사업에 참여해 B2B에 발을 담그지 않은 업체가 거의 없을 지경이다.

B2B 자체가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외국의 유명 조사기관들도 몇 년 후면 B2B 시장 규모가 수백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화나 팩스, 인적 접촉으로 이루어져온 거래가 인터넷으로 대체됨으로써 기업에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든지 B2B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 비용 절감이란 기업에는 영원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1%의 비용만 절감할 수 있어도 연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B2B가 몰고올 변화를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에서만 이해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오늘날 기업 활동에 있어 더욱 중요한 과제는 속도를 높이는 데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빛의 속도로 처리하는 것, 즉 광속(光速)경영이야말로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키워드다. 인터넷은 광속경영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따라서 B2B 서비스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참여기업에 구매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이 통합처리되는 광속경영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 이뤄지는 B2B 관련 움직임을 살펴보면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견기업은 중견기업대로 업종별로 합종연횡을 되풀이하면서 구매 흐름을 장악하는 일에 집중한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현 단계에서는 구매 네트워크를 누가 장악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의 하나다.

그러나 B2B가 수년내 기업이나 산업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부터 구축해야 할 B2B 구조는 참여 기업의 광속경영을 위한 선진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한 방향성을 처음부터 올바르게 담보해내지 못하는 B2B 합종연횡이란 결국 수년내 커다란 후유증만 남기고 흔적없이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할 것이다.

기업들이여, B2B는 비용절감이 아니라 시간절감이 기본 방향이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이상성<파이언소프트 사장> sslee@pion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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