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무기력증시…상승모멘텀은 무엇?

  • 입력 2000년 7월 24일 12시 20분


증시가 '삼성악재'로 개장 직후부터 급락, 심리적 지지선인 770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750선도 위협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60일 이동평균선(771.21)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음에도 불구,이렇다할 다음 지지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120일 선이 820.83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만 단기 저점인 740대에서 주가를 지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활발한 매수세 재유입이나 기타 다른 모멘텀이 극적으로 제공되지 않는 한 지수 600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도 설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오전 11시 20분 현재 삼성전자를 9만여주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21일 종가보다 1만9,000원(5.49%)이 하락한 32만7,000원에 움직이고 있다.이로써 종합주기지수 역시 전주말보다 24.65포인트나 빠진 758.41를 가리키고 있다.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는 것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가 다른 대형주의 매도로 확산됐고,금융지주회사법과 비과세 신상품 등 국회의 민생법안 처리연기로 정부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만 요란하고 진전되는 것은 없다는 점이 시장 참여자들을 불안케 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무기력에 빠져들고 있는 증시의 원기를 회복시키며 상승세로 전환시킬 수 있는 모멘텀은 무엇인가.

증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증시는 중요한 반전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8월초로 예정된 준개방형 뮤추얼펀드와 비과세 신상품의 도입이 허용되면 시중 자금의 투신권 재유입 등으로 시장은 새로운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은투자신탁운용의 신세철 상무는 "근본적으로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고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기업의 자금흐름이 원활해지고, 외국인들도 외환 주식 채권 등에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관 등이 금융시장에서 안전판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집중 매수-매도는 가뜩이나 취약한 국내증시 기반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투신권에 대한 환매압력이 줄어들고는 있으나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등 신규 매수에 나설 여력이 없고 은행신탁이나 연기금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라면서 "상승전환의 모멘텀 역시 외국인들이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자금유입이 어렵더라도 비과세 펀드나 사모펀드 등 자금유입 기대감이 먼저 나와야 하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락 안정 등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투자정보팀 나민호 팀장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만 매도할 뿐 다른 종목을 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셀코리아(sell Korea)에 나섰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면서

"정부가 국회를 정사화시켜 비과세펀드 상품판매를 조속히 허용하는 등 자금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무디스가 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키로 한 것도 증시를 전환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럴 때 금융권 구조조정 등 개혁에 대한 실천의지를 내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