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오봉옥, 김성근 감독때문에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 입력 2000년 7월 21일 17시 29분


해태 오봉옥은 사고(?)친 전력이 화려하다.

삼성시절 그가 얼마나 숙소를 이탈했는지 구단은 오봉옥 탈출일지를 작성해 특별관리를 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단있는 코치도 오봉옥을 다루기가 어려웠다.

지금까지 오봉을 잡은 코치는 아무도 없었다. 바꿔 말하면 오봉옥이 겁낸 코치는 아무도 없다는 뜻이된다.

이런 오봉옥도 김성근 감독(현재 삼성 2군 독)에게는 고양이 앞의 쥐다.

김감독이 큰 기침만 해도 몸을 움츠린다.

선수들이 얼굴만 봐도 벌벌떠는 전 영남대 도성세 감독도 포기한 오봉옥이 무슨 이유로 김성근 감독에게는 꽉 잡혔을까?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본다.

오봉옥은 지난 91년 말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감독이 김성근씨였다. 그해말 겨울훈련때 삼성 선수들은 경산구장에서 영남대까지 약 10km를 구보했다.

김감독은 뒤에 가겠다면서 선수들을 출발시켰다.

요령꾼 오봉옥이 그냥 넘어갈리 없었다. 반정도 뛴뒤 지나가던 승용차를 얻어타고 목표지점 2km전에 내려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오봉옥이 차에서 내리다 김감독에게 정통으로 걸렸다.

김감독은 오봉옥 같은 선수들을 워낙 많이 겪은터라 미리 그자리에 숨어 있었던 것.

그날 오봉옥은 초죽음을 당했다.

그후에도 오봉옥은 김감독의 특별관찰 대상에 올랐다. 그해 해외전지훈련서 오봉옥은 거의 매일 파김치가 됐고, 심지어 맞기까지 했다. 좀처럼 선수에 손을 대지 않는 김감독이 오봉옥은 예외로 한 것은 잘다듬으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

역시 김감독의 눈은 예리했다.

그해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활약한 오봉옥은 전무후무한 100승률(13승 무패)을 달성했다.

김감독의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었다.

김감독이 92년말을 끝으로 삼성에서 떠나자 기댈곳이 없었던 오봉옥은 사고병이 도졌다. 숱한 사고끝에 95년말 무면허로 차를 몰다 사망사고를 냈다.

삼성은 오봉옥을 버릴 수 밖에 없었고 그를 받아줄 팀도 없었다.

그때 쌍방울 사령탑이던 김감독은 제자를 챙겼다.

야구를 그만둘 위기에 몰렸던 오봉옥은 김감독의덕분에 아직 야구를 하고 있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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