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남준 회고전 큐레이터 존 해하르트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43분


82년 미국 휘트니 미술관에서 세계 최초로 백남준 회고전을 열어 뉴욕 화단에 본격적으로 그를 부각시킨 큐레이터 존 해하르트가 21일 개막되는 ‘백남준의 세계’(10월29일까지 호암갤러리·로댕갤러리) 에 맞춰 내한, 1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국 뉴욕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의 ‘필름 & 미디어’ 담당 시니어 큐레이터인 그는 올 2∼4월 구겐하임에서 열린 백남준전의 큐레이터를 맡아 전시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해하르트는 구겐하임과 이번 전시를 비교하면서 “구겐하임에 전시된 작품중에서는 ‘자석 TV’를 제외한 전 작품이 서울로 옮겨와 전시된다”면서 “로댕갤러리에 전시된 ‘야곱의 사다리’ ‘감미로움과 숭고함’ 등은 천장이 높고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된 구겐하임에 비해 웅장함은 떨어지지만 레이저 빛이 훨씬 선명하게 보이는 등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남준은 70년대에 이미 ‘비디오아트가 모든 예술가들이 하고 싶어하는 영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진정한 천재”라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 유럽의 철학, 미국의 과학 등을 고루 섭렵한 것이 그의 위대한 예술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전시에 오지 못하게 된 백남준은 이날 공개된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번에 내가 구겐하임에서 한 회고전이 서울에 간다니 고맙습니다.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가지 못하지만 마음은 서울에 있다고. 그러니깐 내 정성만은 알아 달라고”라는 특유의 어투로 인사를 대신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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