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김수경 "아깝다 노히트노런"

  • 입력 2000년 7월 16일 23시 17분


그라운드의 귀공자 김수경(21.현대).

조용조용한 말투에 안경을 쓴 곱상하게 생긴 외모로 봐선 도무지 운동선수 같지가 않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들어선 김수경은 당당하다.호리호리한 몸에서 뿌리는 140㎞대의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는 꼭 김시진 현대투수코치의 전성기때 모습을 빼닮았다.하긴 그는 김코치가 공들여 키운 수제자 .

김시진코치는 9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한 김수경의 가능성을 보고 피칭동작과 타자상대요령 등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고스란히 전수시켰다.데뷔 첫 해 주전자리를 꿰찬 김수경은 98시즌 12승4패 2세이브를 따내며 당당히 신인왕에 등극.

될성부른 떡닢 이었던 김수경이 입단 3년만에 국내 최고투수 자리를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16일 수원에서 열린 현대-해태전. 선발투수로 나선 김수경은 9회 1사까지 볼넷 3개만 허용했을뿐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이제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으면 대망의 노히트노런.

하지만 부담이 너무 컸을까.김수경은 1사후 해태 3번 타바레스에게 2루수 내야안타를 허용, 평생에 한번 달성할까 말까한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땅을 쳤다. 김재박감독은 막바로 긴장감이 풀린 김수경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전준호로 투수를 교체.

비록 노히트노런은 놓쳤지만 8과 3분의1이닝 동안 29타자를 맞아 피안타 1개에 탈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낸 김수경은 선배 정민태를 제치고 다승(12승5패)과 탈삼진(119개)부문에서 단독선두로 뛰어올라 올시즌 마운드를 평정할 채비를 갖췄다.현대의 11-0 승리.

인천구장에선 또 한명의 고졸출신 스타가 신화 를 만들어냈다.덕수정보고를 졸업하고 95년 입단한 두산의 재간둥이 정수근(23)은 SK전에서 4회 2루를 훔쳐 역대 최연소 250도루를 달성했다.23세5개월26일만에 250도루에 올라 종전 이종범(26세8개월2일)의 기록을 경신.11-4로 이긴 두산은 SK전 1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마산 롯데전에서 2-2인 9회말 2사 1,3루에서 신인 유격수 김주찬이 1루에 악송구,끝내기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13연승 행진을 끝냈다.잠실에선 숨막히는 투수전 끝에 연장 10회 4안타를 몰아친 한화가 2-0으로 승리.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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