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日승려 '사죄순례' 한국일주 나섰다

  • 입력 2000년 7월 14일 19시 01분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일본 신텐(神泉)시 산묘법사(山妙法寺) 이와타 루조(岩田隆造·63)승려. 그는 12일 도쿄(東京)역을 출발, 시모노세키(下關)에서 부관페리호를 타고 14일 오전 부산에 도착해 ‘한국 일주 사죄 순례’길에 올랐다.

“과거 일본이 범한 많은 죄를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하기 위해 한국 일주 순례에 나섰다”는 그는 부산∼경남 마산∼전남 광양∼광주∼전북 전주∼충남 부여∼서울까지 간 뒤 다시 서울∼대전∼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되돌아오는 1000㎞ 구간을 두 달간 걸을 예정.

160㎝의 키에 깡마른 체구인 그는 일본 정통 승복에 노란 천을 두른 채 순례길에 필요한 응급 약품 등을 담은 두 개의 가방을 양어깨에 걸치고 ‘한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염불을 하며 걸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쪽 가방에는 ‘謝罪(사죄)’ ‘謝恩(사은)’이라고 적힌 가로 세로 15㎝ 크기의 천을 부착해 자신의 뜻을 방방곡곡에 전한 뒤 9월12일경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90년 5월부터 10년간 스리랑카에서 수행했다는 그는 “독일은 2차대전 당시 범한 죄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한국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혼자서라도 사죄하기 위해 이번 일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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