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힝기스 "내가 마마걸이라고?"

  • 입력 2000년 7월 14일 18시 39분


여자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19·스위스)는 ‘마마걸’로 유명하다. 코치 겸 매니저인 어머니가 대회마다 늘 그녀를 따라다녔다. 어머니 없이는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테니스와 어머니밖에 모르는 줄 알았던 힝기스가 불우어린이 돕기에 나섰다.

힝기스는 14일 난생 처음으로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를 방문했다. 유엔이 주관하는 콜롬비아 불우어린이 돕기 행사에 명예대사 자격으로 참가한 것. 콜롬비아는 오랜 내전으로 1만5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집 없이 거리를 떠돌고, 18세 이하 소녀 가운데 2만5000명이 사창가에서 윤락녀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힝기스는 몇년 전 콜롬비아 뒷골목 어린이의 참담한 현실을 다룬 ‘로즈 셀러’라는 영화를 보고 감동받은 사실을 떠올리며 선뜻 초청에 응했다.

힝기스는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두, 가수 아레사 프랭클린, 영화배우 오마 샤리프 등과 보고타 시내를 돌며 불우어린이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힝기스는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이므로 헐벗고 굶주린 어린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가슴아파했다.

스포츠계의 갑부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은행에만 1200만달러를 예금해 두고 있는 힝기스. 이번 행사 참여를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선행을 펼칠 계획을 밝혔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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