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신진원 좀 띄워주세요"

  • 입력 2000년 7월 12일 18시 33분


'신진원을 스타로 좀 만들어 주세요.'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스타는 실력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실력에 비해 독특한 카리스마로 팬들을 몰고 다니는 행운아가 있는 반면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채 들러리 신세에 머무는 선수도 부지기수다.

대전 시티즌의 살림꾼 신진원(26)은 이런 점에서 불운한 편이다.신진원은 프로데뷔 첫해인 97년 신인 최다인 6골로 프로축구 신인왕에 올랐고 98년에는 팀내 최다 공격 포인트(8골 3도움)를 올리며 2년 연속 연봉 고과에서 1위를 차지한 알짜배기 선수.98년 말 불의의 교통사고로 99년까지 한해를 꼬박 쉰뒤 성공적인 재활과정을 거치며 올들어 삼성디지털 K리그에서 또 다시 도움랭킹 1위(5개)를 달리고 있지만 신진원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여전히 무명인 셈.

신진원이 이처럼 활약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포지션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중론.신진원은 팀내에서 오른쪽과 중앙 미드필드를 오가며 팀의 공수흐름을 조율하는 플레이 메이커역할을 떠맡고 있어 스타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여기다 한순간에 상대 수비진을 흐트러뜨리는 드리블이나 패싱능력은 국내 최고수준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의 신진원 스타만들기도 다른 선수에 뒤지지 않는다.실력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그를 위해 팀내 선수중 가장 많은 홍보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올시즌 K리그 도움랭킹 1위를 달려도 언론에 거의 소개되지 않는등 전혀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예.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신진원 개인의 성격탓에 언론 접촉을 기피하는 것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전부는 아니다.

대전 유운호 홍보과장은 "그동안 신진원을 구단의 간판으로 부각시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며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중 살력에 비해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신진원일 것 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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