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서울-안동간 무궁화호, 바둑전용칸 설치운행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21분


애기가(愛棋家)라면 기차로 장거리 여행갈 때 반드시 챙기는 것이 조그만 자석 바둑판.

이동시 지루함을 달래는데는 바둑 삼매경(三昧境)에 빠지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니 바둑판을 무릎에 받쳐놓고 돌을 놓다보면 목이 뻐근해지고 다리가 저려오지만 바둑두는 재미에 피곤한 줄을 모른다. 그러나 매일 오후 6시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경북 안동시까지 가는 중앙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는 애기가들은 굳이 바둑판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이 무궁화호에는 아예 바둑 전용객차 1량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객차에는 일반 바둑판 크기의 바둑판 14조가 설치돼 최대 28명이 바둑을 즐길 수 있다. 쪼그리고 앉지 않고 일반 기원에서 마찬가지로 편안한 의자에 앉아 마주보며 바둑을 두며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용료는 한사람당 3000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4시간반 동안 바둑 서너판을 두다보면 어느새 종착역. 안동에서 정오에 출발해 서울로 올라오는 무궁화호에도 바둑 객차가 설치돼 있다.

철도청 영업개발과 김용식팀장은 “승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객차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 바둑 전용객차를 만들었다”며 “주로 MT를 가는 동호회원이나 단체 손님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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