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비상]勞政 타결앞두고 막판 진통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59분


정부와 금융노조간의 협상이 11일 오후 원칙적으로 합의돼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으나 합의문 문구작성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총파업을 선언했으나 은행창구는 예상보다 평온했으며 외환 기업은행 노조지도부가 파업을 철회해 파업 열기는 한층 수그러들었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과 이용득(李龍得)금융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명동성당에서 4차 협상을 재개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조측이 또다시 협상장을 뛰쳐나가면서 중단된 뒤 이날 오후 6시20분께부터 5차 협상에 돌입했다.

김호진(金浩鎭)노사정위원장은 “개별사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으며 일부 사항은 문구작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양측이 의견 접근을 보인 사항은 예금부분 보장제도를 신축적으로 운용해 시행시기를 연기하거나 한도를 상향조정하기로 한 것과 정부가 향후 관치금융을 하지않겠다는 내용을 문서화하거나 금융감독규정에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러시아 경협자금 중 1조원 가량의 미회수자금과 은행이 종금에 지원한 4조원, 대우의 수출에 대해 보증한 4800억원 등 정부 정책으로 발생한 부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연내에 최대한 해결을 해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가장 팽팽하게 맞섰던 금융지주회사법은 법 제정은 그대로 추진하되 정부가 인원감축이나 강제합병을 하지않겠다고 확약하는 선에서 의견접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최종합의는 안된 상태다.

이날 협상에서 오후 4시경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이 뛰쳐나와 ‘합의된 것이 없다’고 선언해 결렬로 가는 듯했으나 6시20분경 협상을 재개해 타결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금감원이 집계한 낮 12시 현재의 파업참가 은행원은 1만4776명으로 전체 노조원의 16.7%(총직원의 12.1%)였다. 오전9시30분 집계에서는 18.6%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복귀 조합원이 늘고 있으며 여기에 외환 기업은행의 노조위원장이 업무복귀명령을 내려 현업 복귀가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창구는 은행측의 준비로 별 혼잡없이 정상영업이 이뤄졌다.

<박현진·김승련·이나연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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