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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9일 2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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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 등 정부대표 4명과 이용득(李龍得)금융산업노조위원장 등 노조대표 4명은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노사정위원회 김호진(金浩鎭)위원장의 중재로 열린 2차 협상에서 타협점 도출에 실패했다.
협상시작 3시간 50분만인 오후 5시50분 협상장을 나선 이용득위원장은 “협상은 결렬됐다”는 말만 짧게 남긴 뒤 명동성당에 마련된 금융노조 농성장으로 직행해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윤태수 금융노조 홍보위원장은 “정부와 노조가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유보 및 관치금융철폐법(가칭) 제정 △관치금융에 따른 은행부실의 정부 부담 △강제합병 3년 유예 등 3개 쟁점을 논의했으나 어느 하나도 의견일치를 못봤다”고 밝혔다. 윤위원장은 “11일로 예정된 금융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위원장은 3차협상 가능성을 묻자 “정부의 책임 있는 자가 (진전된 협상)내용을 갖고 재협상을 요청하면 협상테이블로 나서겠다”고 답변해 이헌재장관, 이용근위원장이 주도하는 협상팀에 대한 불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쟁점에 대한 합의점은 찾지 못했지만 관치금융 청산과 같은 일부 사안에 대해선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또 “금융개혁의 대원칙은 타협이나 양보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해 노조의 태도변화가 없이는 타협의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협상을 주선한 김호진노사정위원장은 오후 7시 명동성당으로 이위원장을 찾아 “정부에 구체적인 협상안 제시를 요청할테니 10일 3차 협상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예금인출이 늘어 은행지점에 현금부족이 발생했을 때 인근 점포에서 우선 자금을 지원하고, 한국은행에서도 부족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비상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이금감위원장은 오후10시반 명동성당 농성장으로 이노조위원장을 찾아왔으나 만나지 못하고 기다리다 11시46분경 떠났다.
이금감위원장은 "위원장끼리 공식 테이블에서 할 수 없었던 얘기를 나누면 협상의 실마리가 풀릴지 않을까 기대하고 왔다"면서 "그러나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말했다.
▼오늘 오후 시내곳곳 결의대회▼
한편 금융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한빛 국민 조흥 기업 외환은행 본점 등 시내 8곳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진뒤 명동성당에 집결해 오후 8시쯤부터 총파업 전야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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