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위기]파업 불참은행 늘어…국민-주택銀도 결의

  • 입력 2000년 7월 9일 18시 21분


11일 예정된 은행 총파업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본점 노조원들이 파업에 불참하겠다는 결의문을 9일 채택했다.

또 7일 국민 주택 조흥 기업은행이 파업시 정상영업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9일 한빛 외환 평화 산업 서울 등 나머지 은행들도 모두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이에 대해 파업 불참은 정부와 은행 경영진의 압력에 따른 것이며 정상영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업을 선언한 은행 중에서 파업 참가 인력과 불참 인력이 확연하게 갈려 파업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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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행 본점 노조원들은 9일 파업 불참 결의문을 통해 “노조 주도하에 연대투쟁으로 파업이 추진되는 것은 개별은행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이 고조돼 급기야 자발적으로 파업 불참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파업 참여 의사를 지닌 직원은 극소수로 파악됐으며 10일까지 전국 영업점 직원들이 파업 불참을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본점 노조원들도 “고객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고 은행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파업 불참을 결의했으며 전국 영업점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외부의 압력은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파업 참가 은행들도 계약직 직원과 퇴직 사원을 활용해 예금 입출금은 물론 기업의 어음결제 외환 등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는데다 상당수 은행은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선언적인 의미에서 영업을 할 것으로 보여 실제 정상업무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제일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노조 지도부만 파업에 참가하는 형태로 파업 참가가 이뤄지며 공적자금 투입 은행에서는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노조원들이 늘고 있다.

금융노조는 “파업 불참 선언은 명백한 정부와 은행의 압력 행위”라며 “정부가 우회적으로 ‘공작’을 하면서 협상테이블에 나선다는 점에 대해 분개한다”며 예정대로 11일 총파업을 강행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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