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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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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섭(安用燮·50)부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보니 녹색 적색 곡선이 오르막 언덕처럼 움직이는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전국의 전력 사용량이 4초 단위로 숨가쁘게 총집계되는 모니터다.
안부장은 한국전력 중앙급전사령실의 급전운영부장. 여름철이면 한전 내에서 가장 바쁘고 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사람이다.
4일 순간 전력최대수요가 사상 처음으로 4000만㎾를 돌파하면서 안부장과 사령실 직원들은 전력 수요 그래프에서 더욱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빨리 찾아와서 전력수요가 많이 늘었어요. 냉방기 사용이 급증한 때문이죠.
5일의 그래프를 보아도 냉방부하 비중을 알 수 있다. 아침에는 2900만㎾에 머물렀던 전력수요는 출근시간 이후 늘기 시작해 오전 11시엔 3900만㎾까지 갔다가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4040만㎾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안부장은 그러나 올 여름 전력 공급에는 별 차질이 없을 것 이라고 자신했다. IMF 기간 동안 전력사용이 줄면서 설비에 여유가 생겨 10% 이상의 전력예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전력예비율은 전체 전력설비 대비 여유전력의 비율. 90년대 초 기록적인 폭염 때는 예비율이 2∼3%선까지 떨어져 제한 송전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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