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 '脫稅와의 전쟁'

  • 입력 2000년 6월 28일 18시 52분


▼국제기구 대책 부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 돈세탁 방지 금융대책 특별위원회(FAT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탈세와의 전쟁 을 잇따라 선포하고 나섰다.

인터넷 상거래의 등장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경을 넘은 금융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외국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려는 각국의 세금 혜택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조세회피와 탈세가 만연하면 결국 재정 부실을 초래해 결국 복지서비스의 축소 등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탈법적인 조세회피를 뿌리뽑기 위해 국제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OECD는 26일 파리에서 열린 각료이사회에서 처음으로 세계의 조세피난처(Tax Haeven) 35개국(속령 포함) 명단을 발표했다. 서방 선진 7개국(G-7)이 주도하는 FATF도 22일 돈세탁 방지에 비협조적인 제도나 관행을 시행중인 15개국의 명단을 공개했다. EU정상들은 20일 포르투갈의 페이라에서 폐막된 정상회담에서 비거주자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협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조세피난처' 35國 발표▼

▽OECD=98년 10월부터 재정위원회 산하에 유해 조세제도 포럼을 두고 금융 서비스분야의 조세피난처 및 유해 특혜세제 판정 기준을 마련, 탈세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국가들의 세제를 조사해 왔다. OECD는 지난해 11월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국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는 41개 국을 조세피난처로 판정, 이중 35개국의 명단을 26일 발표했다. 2005년 12월까지 조세제도 변경을 공개적으로 확약한 6개국은 여기에서 제외됐다. OECD는 2001년 7월31일 두번째 블랙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며 세제 개정을 약속하면 리스트에서 제외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OECD는 98년 외국 기업에 법인세율 인하 등 세제상의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47개국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OECD는 2003년 4월 5년만에 이같은 유해특혜 세제를 두고 있는 나라의 명단을 두 번째로 발표할 예정이다.

▼카리브연안국에 집중▼

▽FATF=89년 창설, 파리 OECD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G-7국가외에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26개국과 EU, 걸프협력회의(GCC)등 2개 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활동을 강화, 25개 기준을 근거로 돈세탁 방지에 비협조적인 제도나 관행(non-cooperative jurisdiction)을 가진 15개국 명단을 22일 발표했다. 대부분 바하마, 케이맨 군도, 쿡 아일랜드, 나우루, 파나마 등 카리브해 연안의 조세피난처(Tax Heaven)들. 이밖에 러시아 이스라엘 필리핀 레바논 등도 포함돼 있다. 유엔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6000억달러의 검은 돈이 세탁되고 있으며 이중 10분의 1에 해당하는 600억달러가 카리브연안의 조세 피난처들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FATF는 회원국이 블랙리스트 국가와 이중과세 방지협정을 체결했을 경우 이를 무효화하거나 블랙리스트국가와 거래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회원국들이 무겁게 세금을 물리도록 권고하는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EU 비거주자 과세 합의▼

▽EU=비거주자의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문제는 유럽 금융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2년동안 첨예한 쟁점이 돼왔다. 그동안 오스트리아 룩셈부르그 등 가명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나라들은 금융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반대한 반면 영국 독일 등 고율의 이자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는 나라들은 예금이 역내 타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EU차원의 이자소득세 부과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비거주자의 이자소득에 대해 20∼25%의 세금이 부과되며 회원국들은 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과 개인에 대한 금융정보를 파악, 회원국 세무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교환하게 된다. EU는 또 미국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비회원국과도 정보 교환을 위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