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M&A바람 타고 금융株가 뜬다

  • 입력 2000년 6월 27일 18시 55분


‘자금시장이 불안한데 금융주가 뜬다?’

5월말∼6월초 금융주 주도의 급등장을 기억하는 투자자들에겐 최근 금융주의 부상이 예사롭지 않다. 투신 및 은행의 부실내역 공개, 미국 FRB(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상 여부 결정, 채권시가평가제 실시 등 자금시장을 둘러싼 불안요인이 만만치 않은데도 말이다.

어찌됐든 주식시장은 ‘자금시장의 안정’쪽으로 기우는 추세다. 지금 금융주가 뜨는 것은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800선 돌파의 주역〓27일 주식시장의 화제주는 단연 금융주. 은행주가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 보험주가 뒤따라가는 양상이다. 한빛 조흥 외환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과 지방은행들 대부분이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은행주의 주가상승률은 9.06%로 이날 업종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증권주는 LG 삼성 대신 등 우량증권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750∼800선의 지루한 박스권을 탈출하는데 금융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하나 한미은행의 업무제휴와 조흥 광주은행간 합병논의 등 금융주에도 M&A바람이 불고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관이 금융주를 사고 있다〓지난 5월말∼6월초 급등장에선 금융주가 바닥을 먼저 확인하고 상승한 후 종합주가지수가 따라오는 형국이었다. ‘큰 손’이 낀 일반인들이 금융주 매수를 주도했다.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금융주 매수대열에 기관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것.

대우증권 이종우투자전략팀장은 “하락장에서 금융주를 대부분 처분한 기관투자자들은 5월말 금융주 주도의 급등장에서 재미를 별로 보지못했다”며 “그때의 ‘아픈 과거’를 기억하는 기관들이 서둘러 금융주를 편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K증권 박용선투자전략팀장은 “모든 악재가 노출된 상황은 거꾸로 해석하면 추가적인 악재가 없다는 의미”라며 “현 장세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해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기관들이 이를 간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금융주를 사야 하나〓국민 주택은행, LG투자 삼성 대신증권 등 우량 금융주가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 은행간 합병이 성사된다면 이들 은행은 당연히 M&A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 M&A가 활성화될 경우 주식시장엔 돈이 모이고 이는 증권주의 영업이익으로 연결된다.

증권주는 대우채 손실분담으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이 예상되지만 ‘이때가 매수타이밍’이라고 귀띔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대우증권 이팀장은 “국민 주택 등 우량금융주보다는 가격이 싼 한빛 조흥은행 등이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뭐니뭐니해도 ‘가격메리트’가 주가상승의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기관들이 매수에 나선 금융주들▼

종목 순매수대금 주가등락률
국민은행 368.1 3.9
삼성증권 297.9 26.0
LG투자증권 274.3 42.1
주택은행 246.2 17.3
신한은행 128.5 0.0
현대증권 120.9 47.4
서울증권 30.3 18.2
하나증권 25.0 10.4
한빛은행 22.4 22.3
대신증권 19.7 20.5
조흥은행 16.8 10.5
외환은행 16.7 12.3
부국증권 13.6 13.2
동원증권 12.8 27.0
동부화재 10.1 9.7
삼성화재 8.7 7.3
광주은행 7.5 17.3
신한증권 5.7 8.9
한미은행 5.5 3.1
SK증권 4.0 14.6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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