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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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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그리 크지 않은 보도가 통일문제와 관련하여 필자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19일자 A18면의 ‘X세대 국내 TV 시청률 낮아’라는 기사였다. 기사의 요지는 20대 젊은층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TV 시청률이 낮았으며, CNN을 보고 국내뉴스의 가치를 판단하고 평가해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놀라워했다는 내용이었다. 오늘날 20대 젊은 층의 통일에 대한 의식이 그만큼 낮다는 이야기다. 이는 민족문제와 관련해 TV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 매체에서 주의깊게 보고 자기반성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CNN을 보고 뉴스의 중요도를 판단한다는 것은 우리 언론이 그만큼 젊은 세대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며, 지금까지 언론이 통일문제를 공론화하는데 노력을 덜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21일자 A6면 ‘유시민의 세상읽기’는 남북정상회담의 본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명확하고 날카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정상회담의 큰 뜻을 보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회담의 미진한 부분을 찾아 폄하하기에 바쁜 사람들은 민족의 21세기를 더불어 말할 자격이 없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민주사회의 최대 장점이기는 하지만 민족의 역사적 과업 앞에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이 시대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최대의 과제인 것이다. 더욱이 분단현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통일을 딴 세상의 것처럼 이해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분단시대 언론의 중요한 사명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지난 주 최대 현안인 의료계 파업과 관련해 돋보이는 기사는 21일자 A4면의 ‘의료대란 사태 전말 문답풀이’였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문답형식으로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내용과 그에 걸맞은 형식이 잘 조화를 이뤘다고 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하게 맞서 있고 국민만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정부도 나무라고, 의료계도 나무라는 양비론적인 입장과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한 보도만으로는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 가장 바람직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실적으로 의료진의 주장도 경청할 만한 것이 있고, 의약품의 오남용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시급하게 의약분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도 당위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으로 보이나 무엇이 옳은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국민뿐이다.
시시비비(是是非非)를 정확히 가려서 국민의 갈 길을 알려주는 언론이 되기를, 무엇보다 동아일보가 그런 신문의 대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