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힘좋고 기술좋고" 유고 용병들 상한가

  • 입력 2000년 6월 21일 18시 54분


‘유고출신은 믿을 수 있어.’

프로축구 2000삼성디지털 K리그 들어 8연패의 늪에 빠지며 ‘시즌중 감독 교체’라는 홍역을 치른 울산 현대. 부진 탈출을 위해 21일 울산이 뽑아든 비장의 카드가 바로 유고 용병 영입이다.

그동안 김도균이란 걸출한 미드필더를 보유하고도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울산은 21일 유고 1부리그 밀리치오나르에서 활약하던 단체토비치 내마냐(27)를 계약금 45만달러(이적료 35만달러 포함) 연봉 9만달러에 영입했다. 17세 때 코소보 1부리그 스리스티나에 입단한 뒤 코소보 대표선수로 활약한 내마냐는 99-2000시즌 동안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울산 코칭스태프를 상대로한 입단 테스트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내마냐의 경우에서 보듯 국내 프로축구무대에서 유고출신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약중인 용병은 모두 34명. 이중 유고 출신만 올들어 3명이 들어오는 등 모두 8명으로 단일 국가출신으로는 최대 규모다. 여기에 유고출신들은 많은 계약금을 챙긴뒤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방출되는 소위 먹고 튀는 ‘먹튀’가 없이 대부분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97년 당시 부산 대우(현 부산 아이콘스)의 시즌 3관왕을 이끈 뒤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수원의 정규리그 2연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샤샤를 비롯, 부산 공격의 핵으로 활동중인 마니치와 국내 최고액 용병 드라간(안양 LG)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유고출신들이 이처럼 국내에서 각광받는 것은 기질이 다혈질인데다 경기스타일도 힘과 기술을 겸비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아 거친 국내 무대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에이전트로 유고출신들의 국내 공급선 역할을 하고 있는 이영중씨(이반스포츠대표)는 “유고출신들은 그동안 전쟁으로 몸값이 떨어져 실력에 비해 싼값에 데려올 수 있는 데다 그 자신들도 외국으로 나가려는 선수들이 많아 선수 공급이 풍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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