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올 100회째 맞는 '꿈의 그린' US오픈 15일 티업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프로골퍼들이 꿈꾸는 '최고'는 무엇일까. 바로 US오픈 정상등극이 아닐까.

세계 4대 메이저 골프대회 중 최고로 손꼽히는 US오픈(총상금 450만달러)이 100회를 맞아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1·6846야드)에서 나흘 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1895년 첫 대회가 열린 이후 1, 2차 세계대전으로 6차례 개최되지 못했을 뿐 지난해 99회 대회까지 당대의 내로라 하는 톱스타들이 울고 웃었다.

메이저 대회중 US오픈의 유별난 특징은 까다로운 코스 세트업. 주관단체인 미국골프협회(USGA)는 매년 악명 높은 코스를 순회하며 개최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러프를 기르고 페어웨이는 더 좁히고 티그라운드는 후방으로 옮겨왔다.

특히 통산 네 번째로 US오픈이 개최되는 페블비치골프링크스의 이번 대회 기준타수는 파71로 종전보다 1타 줄었다. 파5였던 2번홀(484야드) 그린 왼쪽을 가로막고 있던 아름드리 나무가 고사해 제거되는 바람에 투온이 가능하다고 판단돼 파4로 변경했기 때문.

역대 US오픈에서 ‘오버파 우승’이 속출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역대 최저타로 97마스터스를 정복한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미국)도 US오픈에서는 잇따라 고개를 떨궜다. 통산 최다승(81승)의 주인공인 샘 스니도(미국)는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US오픈 정상엔 오르지 못해 ‘그랜드 슬래머’의 칭송을 듣지 못했다. 한편 올 US오픈은 지난해 챔피언 페인 스튜어트(미국)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져 100회 역사상 전년도 챔피언이 출전하지 못하는 두 번째 대회로 기록되게 됐다.

1948년 첫 US오픈 정상을 차지한 벤 호건(미국)은 교통사고로 1949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불같은 의지로 일어나 1950년과 1951년 대회를 연속 제패하는 ‘인간승리’를 이뤘다. 골퍼의 인내심과 게임관리 능력을 테스트하는 ‘가장 거친 시험장’으로 일컬어지는 US오픈. 과연 새 천년 첫 대회에서는 누가 최후에 웃을지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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